마약 밀매 혐의 온두라스 前 대통령, 트럼프 사면받고 귀국

  • 차기 대선 출마 등 가능성 제기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가운데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귀국해 자택에 도착한 뒤 가족과 지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가운데)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귀국해 자택에 도착한 뒤 가족과 지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으로 코카인을 밀수입하려던 혐의로 미국으로 송환돼 45년형을 선고받은 뒤 복역 중이던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58)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전격 귀국했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의 형을 사면해 준 덕이다.

27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 AP통신에 따르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6일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 인근 팔메롤라 국제공항에 도착해 그가 속한 국민당 지지자들과 가족의 환영을 받았다. 미국으로 송환된 지 4년 3개월만이다.

2014년부터 2022년 초까지 재임한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2022년 2월 테구시갈파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해 4월 미국으로 송환됐다. 당시 미국 검찰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마약 밀매 조직과 협력해 코카인 400t을 미국으로 밀반입하고 뇌물 수백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자신의 행정부는 미국과 협력해 마약 단속을 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징역 45년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사면하고, 동시에 그의 정치적 우군인 나스리 아스푸라 국민당 후보(현 대통령)를 공개 지지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아스푸라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국은 그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고 있기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지만, 그가 이기지 않으면 선의의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가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상대 후보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아스푸라는 대선에서 이겼다.

이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한 온두라스 현지 체포영장이 취소되면서 그의 귀국이 성사됐다. 이 체포영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난데스를 사면한 직후 당시 정부의 법무부장관이 지시한 것이다. 그는 온두라스 국내에서는 부패 혐의로 기소된 상태로 오는 8월 3일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선거에 대한 야심 없이 귀국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 비영리 갈등·시위 연구기관인 ACLED의 라틴아메리카 및 캐리비안 지역 선임 연구원인 티지아노 브레다는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귀국이 온두라스의 정치·사회적 안정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브레다 연구원은 "집권 여당의 대표 출신이자 전직 대통령인 에르난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까지 안고 귀국했다"면서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며 차기 대선 불출마 여부를 밝히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귀국을 앞둔 지난 22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경험을 권력자와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국민)당에 새 리더십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지지하고 싶고, 도움이 된다면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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