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값 상승에 한전 전력구입비 '경고등'…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분이 국내 발전원가에 반영되면서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 국제 LNG 가격까지 다시 오르면서 한전의 하반기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월 SMP 전년比 10.5% 상승…사흘 연속 140원대

2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육지의 일별 가중평균 계통한계가격(SMP)을 단순 평균한 결과 1㎾h당 132.57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9.96원보다 10.5%, 지난달 같은 기간의 113.67원보다 16.6% 오른 수준이다.

상승세는 이달 하순 더욱 뚜렷해졌다. 7월 들어 일별 가중평균 SMP가 140원을 넘어선 날은 모두 7일이다. 특히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는 각각 141.12원, 141.26원, 140.41원으로 3거래일 연속 140원대를 기록했다. 높은 SMP가 이어질수록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도 커진다.

SMP는 전력시장에서 발전사에 지급하는 정산금 산정의 기준가격이다. 통상 연료비가 가장 높은 LNG 발전기가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LNG 발전원가가 오르면 SMP와 한전의 전력구입비도 함께 상승한다. 다만 실제 정산 과정에서는 발전원별 정산조정계수 등이 적용되기 때문에 SMP와 한전의 전력구입단가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의 최근 상승세가 SMP 오름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발전사에 공급하는 일반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은 7월 기준 1GJ당 2만522.58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3% 올랐다. 6월의 1만9379.70원과 비교해도 5.9% 상승했다. 올해 초 중동 정세 악화로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시차를 두고 국내 발전원가에 반영된 영향이다.
 
◆증권가, 한전 영업이익 전망 하향…4분기 원가 부담 확대

증권가도 한전의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한전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9조8396억원으로 3개월 전 전망치인 13조6375억원보다 27.8% 감소했다. 지난해 7월 당시 전망치인 15조9428억원과 비교하면 38.3% 낮은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한전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2조원대에서 9조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6만4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26.6% 낮췄다. 한전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감소한 2조원으로 추정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에너지 가격 변동은 실적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전은 다음 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향후 부담 요인은 최근 국제 LNG 가격의 급등분이 아직 국내 발전원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북아 LNG 가격 지표인 JKM은 지난 28일 기준 MMBtu당 21.33달러로 한 달 전보다 34.8% 상승했다. LNG 현물가격은 구매와 해상운송, 통관 등을 거쳐 통상 약 2개월 뒤 국내 전력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는 시점이 전력·가스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과 맞물릴 경우 4분기 SMP와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2분기보다 하반기에 영업이익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요금 동결에 재무개선 '제동'…"전력시장 보상체계 개편해야"

문제는 한전이 늘어난 비용을 전기요금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와 한전은 3분기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을 동결하고 연료비조정단가도 기존과 같은 1㎾h당 5원으로 유지했다. 원가가 오르더라도 전력 판매단가가 유지되면서 한전이 비용 증가분을 상당 부분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한전은 2023년 3분기부터 11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6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이자비용도 4조3000억원 규모로 하루 평균 100억원을 넘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조7842억원을 기록했으나 당시에는 중동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이었다.

하반기 이익이 감소하면 차입금 상환을 비롯한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송·배전망 확충에 투입할 재원 마련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국제 LNG 가격이 다시 급등할 때마다 한전의 재무 부담이 반복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장혁 기후솔루션 전력시장계통팀 연구원은 "정부는 에너지 대전환을 실행하기 위해서 화력발전 보상에 특화된 현 전력시장 보상체계를 개편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에너지 위기 때마다 한전 부채와 전기요금 부담을 키우는 전력시장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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