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에도 녹색채권 '실익' 제한…발행비용 일반채권과 비슷"

  •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발건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녹색채권 발행에 따른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인증과 사후보고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정부의 이차보전 지원과 일부 '그리니엄(Greenium·녹색채권이 일반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되는 현상)' 효과가 이를 대부분 상쇄하면서 실제 발행 비용은 일반채권과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국내 녹색채권 발행여건 점검 및 정책적 시사점'에서 녹색채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발행기관의 경제적·실무적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녹색채권 시장은 2021년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연평균 발행 규모는 2018~2020년 1조원에서 2021년 이후 연간 6~9조원 수준으로 확대됐고, 발행기관도 연평균 4곳에서 44곳으로 늘었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도입, 이차보전 및 수수료 면제 등 정책 지원이 시장 확대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시장의 외형적 성장에도 저변은 아직 좁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녹색채권 발행 규모는 131억달러로 세계 13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채권 발행액 가운데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그쳐 주요국 평균(4.0%)을 크게 밑돌았다. 발행 역시 신용등급이 높은 일부 기관과 특정 친환경 프로젝트에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한은은 녹색채권의 재무적 유인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이 5년 만기, 1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할 경우 외부 검토·인증과 사후보고 등으로 일반채권보다 5~10bp(1bp=0.01%포인트)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그리니엄으로 약 2bp, 정부의 이차보전 지원 등으로 4~7bp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해 전체적으로 6~9bp 수준의 비용이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녹색채권의 총 발행 비용은 일반채권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다만 내부 행정과 관리에 드는 비금전적 부담까지 감안하면 기업이 체감하는 비용은 더 클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응답기관의 42.2%는 녹색채권 발행 비용이 일반채권과 비슷하다고 답했고, 20.0%는 오히려 더 높다고 응답했다. 조달금리 역시 86.7%가 일반채권과 차이가 없다고 답했으며, 일반채권보다 낮다고 응답한 비중은 13.3%에 불과했다.

반면 녹색채권은 기업의 친환경 경영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ESG 투자자를 확보하는 등 비재무적 효과는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행기관의 약 80%는 환경등급이 개선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90% 이상은 탄소집약도가 낮아지는 등 환경 관련 지표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은은 이러한 결과는 녹색채권 발행과 환경 성과 간 관련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녹색채권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발행기관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과 투자 수요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차보전 지원을 유지하면서 최초 발행기관에 대한 우대 방안을 검토하고, 투자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와 녹색채권 관련 투자상품을 확대해 투자 유인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