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자금 1억 8000만원 날려"…2030 집어삼킨 레버리지 광풍

  • 신규 주식계좌 10개 중 4개는 2030…급등·폭락장 속 고위험 투자 피해 집중 조명

  • 신혼집 자금·학자금까지 잃은 청년들…불법 리딩방 실태 추적

코스피가 9000선에서 6000선까지 급락한 6월과 7월에는 관련 레버리지 상품이 평균 60 이상 일부 상품은 최대 80까지 하락했다 사진MBC PD수첩
코스피가 9000선에서 6000선까지 급락한 6월과 7월에는 관련 레버리지 상품이 평균 60% 이상, 일부 상품은 최대 80%까지 하락했다. [사진=MBC 'PD수첩']

대한민국 증시를 휩쓴 레버리지 투자 광풍과 그 직격탄을 맞은 청년 투자자들의 현실이 공개된다.

4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의 '위험을 삽니다: 레버리지와 청년들' 편에서는 급등과 폭락이 반복된 주식시장에서 고위험 투자에 뛰어든 2030 세대의 피해 실태와 그 배경을 집중 조명한다.

2026년 상반기 국내 증시는 사상 유례없는 투자 열기를 보였다. 이 기간 새로 개설된 주식 계좌 10개 가운데 4개는 2030 세대의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이 국내 주식시장의 핵심 투자 주체로 부상한 가운데,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여겼던 투자가 오히려 삶을 뒤흔드는 부채와 손실로 돌아온 사례도 잇따랐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고 국내 주식거래 계좌가 1억개를 넘어선 가운데, 투자 열풍에 불을 붙인 상품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꼽힌다.

지난 5월 상장된 이른바 '삼전·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출시 사흘 만에 약 28조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적은 투자금으로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다.

그러나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일일 등락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구조인 만큼 손실도 확대된다. 시장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의 단순 변동 폭과 달라지고 원금이 빠르게 줄어드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코스피가 9000선에서 6000선까지 급락한 6월과 7월에는 관련 레버리지 상품이 평균 60% 이상, 일부 상품은 최대 80%까지 하락했다. 두 달 사이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30차례 넘게 발동될 정도로 시장 변동성도 극심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관련 상품의 위험성을 두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며 제도적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사태를 금융교육의 부재 탓이라고 지적했다 사진MBC PD수첩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사태를 "금융교육의 부재 탓"이라고 지적했다. [사진=MBC 'PD수첩']

'PD수첩'은 이번 투자 광풍의 피해가 투자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청년층에 집중됐다고 전한다. 근로소득만으로 내 집 마련과 자산 형성이 어렵다는 불안 속에서 레버리지 투자가 마지막 기회처럼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방송에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마련 자금을 불리기 위해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1억8000만원을 잃은 20대 예비신랑 A씨의 사연이 소개된다.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투자에 나섰다가 학자금 대출과 카드론으로 1200만원의 빚을 떠안게 된 30대 대학생 B씨의 사례도 다뤄진다.

이들에게 투자 실패는 단순한 계좌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 결혼과 학업, 취업 등 삶의 계획이 흔들렸고 부채 부담과 심리적 압박도 커졌다.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확산한 투자 성공담도 청년들의 조급함을 자극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돈을 벌고 자신만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포모(FOMO) 현상이 고위험 투자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심리를 파고든 무자격 투자 유튜버와 불법 주식 리딩방의 문제도 조명된다. 지난 7월 중순에는 투자 손실을 본 20대 회원이 리딩방 대표를 공격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해당 리딩방은 연회비로 580만원을 받고 회원들에게 "팬티 빼고 다 팔아서 레버리지를 사라"는 식의 공격적인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은 무분별한 투자 권유와 고액 유료방이 투자자의 불안과 손실을 어떻게 키웠는지 추적한다.

금융교육 부재도 주요 원인으로 다뤄진다. 학교나 가정에서 체계적인 금융교육을 받지 못한 청년들이 SNS와 유튜브의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한 채 고위험 상품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금융교육의 부재 탓"이라며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가르쳐 준 곳이 없기 때문에 청년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고, 불안할수록 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2024년 한국투자증권이 대학생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1%가 SNS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 채널을 통해 투자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PD수첩'은 여전히 급등과 폭락이 반복되는 시장에서 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기준으로 투자해야 하는지, 고위험 상품을 판단할 때 어떤 원칙이 필요한지도 함께 짚을 예정이다.

'위험을 삽니다: 레버리지와 청년들' 편은 오늘(4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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