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공급 속도전'…유휴부지·비아파트로 숨통 '착공 전환'이 관건

  • 전국 인허가 10.6%·서울 착공 10.7% 감소

  • 도심 부지는 용도전환·지자체 협의가 관건

  • 비아파트 금융·보증과 임차인 보호 함께 손봐야

다세대 주택과 빌라가 밀집한 도심 골목길에 공인중개사 사무소 간판들이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 사진아주경제DB
다세대 주택과 빌라가 밀집한 도심 골목길에 공인중개사 사무소 간판들이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 [사진=아주경제DB]

정부가 후속 주택공급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도심 유휴부지와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가 핵심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신규 택지는 입주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도심에서 비교적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고, 멈춰선 비아파트 사업장을 다시 착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4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후속격인 공급대책이 이르면 이달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대책에서는 준공업지역과 비주거 용지의 주거 전환, 공공시설 이전 부지 개발, 노후 청사 복합개발 등이 거론된다.

도심 유휴부지는 토지 수용 부담이 적고 기존 교통·생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용도변경과 공공기여, 학교·도로 등 기반시설 부담,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반발이 사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과거 태릉골프장과 용산 일대 등 정부가 공급부지로 발표했던 사업이 교통과 환경 문제로 지연된 전례도 있다.
 
관건은 공급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주택 인허가는 9만8694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0.6% 감소했다. 착공은 9만4367가구로 27.0% 증가한 반면 수요가 집중된 서울은 9630가구로 10.7% 줄었다.
 
앞서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 가구를 착공하고, 도심 유휴부지와 노후 공공청사 등을 활용해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상당수 물량의 착공 시점이 2027년 이후로 잡혀 있어 당장의 공급 불안을 진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자체가 주택 공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앙정부가 부지만 정해 발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인허가와 기반시설 문제를 해결하면 주택도시기금이나 교통시설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이 활용 가능한 유휴부지는 유한한 만큼 유휴부지를 기반으로 하는 주택 공급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아파트 공급 정상화는 유휴부지보다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책으로 꼽힌다. 빌라와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은 대규모 택지나 정비사업보다 사업기간이 짧고 청년·신혼부부와 1·2인 가구의 전월세 수요를 흡수해 왔다. 그러나 전세사기 이후 임차인의 선호가 떨어진 데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보증 가입 기준 강화가 겹치면서 공급 기반이 약화됐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빌라는 재개발 호재가 없는 한 단기 투자로 차익 실현을 하기 어려운 자산”이라며 “은퇴층 등이 월세 수익 목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세제 혜택을 부여해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면 주택 수 산정과 실거주 규제 등 전반적인 정책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급자가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분양받아 임대시장에 공급할 수요자가 없으면 사업성이 살아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그린벨트를 해제하더라도 실제 주택 공급까지 7~8년이 걸리는 만큼 실거주 의무와 1가구 1주택 제도를 그대로 둔 채 공급대책만 발표해서는 현실적으로 공급이 늘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요건을 충족한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의 정책 변화가 있어야 분양과 임대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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