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헤리티지의 세계화에 속도를 낸다.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비롯해 해외에 있는 우리 유산의 주권을 되찾고, 기후위기에 대비한 국가유산 안전망을 강화한다. 현충사 등 주요 사적지의 녹지 공간을 개방하고 문화유산 숙박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민 누구나 일상에서 국가유산을 향유할 기회도 넓힌다.
국가유산청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업무보고를 발표했다. K-헤리티지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유산 보호와 활용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지난달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된 ‘부산 선언’의 후속 조치로, 내년 중 '부산 포럼'을 개최해 글로벌 유산 정책에 대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고히 다진다.
세계유산 등재도 잇따라 추진한다. 오는 11월에는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의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 등재에 나서고, 12월에는 '한지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에 힘쓴다.
한국의 뛰어난 유산 보존·복원 기술을 앞세워 국제 협력도 확대한다. 이집트 라메세움 신전과 가나 고성 등 8개국을 대상으로 유산 보존·관리 지원(ODA)을 실시한다. 튀르키예 퀼테페 유적, 베트남·몽골 수중유산 등 공동 발굴조사를 통해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 기술을 세계에 알린다.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 관리도 강화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국외 사적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계획을 수립해 해외 곳곳에 깃든 우리 문화유산의 주권을 빈틈없이 지켜나간다. 이달 중 환수 문화유산인 '안중근 의사 유묵'을 최초 공개해 그 가치를 공유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후위기에 대비한 국가유산 보호 시스템을 구축한다. 안동 봉정사 등 주요 사찰 5개소 주변에 산불용 대형 스프링클러를 내년 중 시범 설치한다. 오는 9월부터는 국보와 보물 등 중요문화유산 180건에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감지체계’를 도입하며, 특별재난선포지역 내 국가유산 피해 발생 시 최대 2000만 원을 즉각 지원하는 제도도 운영한다.
국민이 국가유산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한다. 문화유산에서 휴식과 사색을 누리는 '쉼표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부터 현충사 등 주요 사적지의 녹지 공간을 시범 개방한다. 문화유산에서 숙박할 수 있는 'K-헤리티지 스테이' 사업도 추진한다. 오는 10월부터 11월까지는 국립고궁박물관 야외 은행나무 공간을 실제 예식 장소로 개방하는 ‘문화유산 속 결혼식’을 운영한다.
규제혁신에도 나선다. 세계유산 주변 보존과 개발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세계유산영향평가 제도를 고도화하고, 발굴현장합동지원단 등 규제허가 패스트트랙을 운영해 대규모 국책사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20년간 동결된 궁능 관람료도 현실화한다.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거쳐 오는 11월 중 새 관람료 기준을 발표하고,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 올해 상반기 전체 궁능 관람객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고, 외국인 관람객은 29%나 급증하는 등 궁능 보존관리와 관람서비스 개선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제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우리 국가유산의 브랜드 가치를 전 세계에 확산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가유산 향유 프로그램과 규제혁신을 추진하는 적극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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