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곧 끝난다”…이란은 대미 협상 부인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전쟁은 곧 끝날 것으로 본다”며 “오래 이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종전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종전 조건이나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란의 설명은 다르다. 이란은 “미국과 직접 협상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진행되는 것은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협의”라고 선을 긋고 있다.
호르무즈 협상 진전에도 선박 통행 감소
종전 논의에서 가장 큰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현재 이란과 오만은 선박 항로와 관리 방식을 놓고 협상하고 있다.
이란 측 설명에 따르면 걸프해역으로 들어오는 선박은 이란이 관리하고, 나가는 선박은 이란과 오만이 공동 관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선박에 항행 안내와 보안 등에 대한 서비스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미국은 반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특정 국가가 통제하거나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 개방된 국제 수로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현재 거론되는 협상안을 받아들이면 전쟁 이전에는 없던 이란의 해협 관리 권한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전쟁을 벌이고도 오히려 이란의 호르무즈 영향력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합의가 이뤄져도 이행 여부는 또 다른 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랍권 중재자들을 인용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이란의 역할과 이익을 더 요구하고 있다”며 “중재국들은 강경파가 합의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선박 운항이 곧바로 정상화될지 역시 불확실하다. 해운·보험업계에서는 선박이 이란에 통항료나 서비스 비용을 지급하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걸리거나 보험 보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선박 통행도 협상 진전 기대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해운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이번 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3척으로 전주 같은 기간 50척보다 줄었다. 6일에는 단 4척만 통과했다.
협상 거부하고 공습 재개해도 종전 장담 못 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어진 다른 선택지도 마땅치 않다.
협상안을 거부하고 대규모 공습을 재개해도 종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앞선 공습으로 이란 군사 능력은 타격을 입었지만, 핵 프로그램 포기 등 미국이 내세운 핵심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이란은 “미국이 다시 공격하면 걸프지역 에너지 시설을 보복 공격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주변 산유국으로 충돌이 번질 위험도 있다.
미군의 무기 재고도 부담이다. 로이터는 “이란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군의 일부 장거리 정밀미사일 재고가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강력한 탄약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다른 무기 재고는 조금 빠듯하다”고 인정했다.
현재처럼 봉쇄와 제한적인 보복을 이어가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전쟁을 끝낼 계기를 찾기 어려워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거나 군사공격을 확대하거나 현재의 교착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불리한 선택지 사이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전쟁 지지 35%…중간선거도 부담
전쟁이 길어질수록 미국 내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미국 성인 4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란전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응답자의 58%는 휘발유 가격 상황도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에는 지금까지 최소 375억달러가 투입됐고 미군 18명과 이란인 수천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35%로 전월 37%보다 2%포인트 하락해 두 번째 임기 최저치에 근접했다.
특히 전쟁·테러 대응에서 어느 정당이 더 낫냐는 질문에서는 민주당이 37%로 공화당 36%를 앞섰다. 로이터·입소스가 해당 질문을 처음 시작한 2024년 12월에는 공화당이 39%로 민주당 28%를 11%포인트 앞섰다.
로이터는 “이 같은 여론 변화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을 지켜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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