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철강 수출 지형도…H형강·중후판·강관 최대 '3배' 껑충

  • 불황 속 데이터센터용 철강재 수출 '쑥'

  • 美 수출 성장 속 H형강·중후판·강관 수요 급증

  • K-철강, 고부가 제품 중심 수출 구조 재편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국내 철강 수출 지형도 크게 바뀌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쓰이는 H형강, 강관, 중후판 등이 올해 들어 가파른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향 H형강 수출은 3배 이상 급증했고, 중후판과 강관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철강업계의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한국철강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미국향 철강재 수출은 53만8474t(잠정치)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3배(186.2%) 가까이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H형강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미국향 H형강 수출은 지난해 7월 1만8061t에서 올해 7월 5만6171t으로 211.0% 증가했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도 20만5885t으로 전년 동기 8만2712t보다 148.9% 늘었다.

중후판과 강관 품목의 선전도 눈에 띈다. 미국향 중후판 수출은 올해 7월 3만3607t으로 전년 동기(2422t)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도 11만4730t으로 전년 동기 9만7767t보다 17.4% 증가했다.

올해 6월 미국향 강관 수출은 12만807t으로 지난해 같은 달 9만89t보다 3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강관 수출도 15만5356t에서 19만4185t으로 25.0% 늘었다. 1~6월 누적으로도 미국향 강관 수출은 67만647t으로 전년 동기보다 18.8% 증가하며 전체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들 철강재의 공통점은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구축에 핵심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H형강은 데이터센터 건물의 골조를 이루는 구조용 강재로 쓰이고, 중후판은 발전·변전설비 등에, 강관은 냉각 및 배관 설비에 각각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신·증설이 이어지면서 관련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도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AI 데이터센터 대형화에 맞춰 전기강판, 고기능성 강구조재 제품 공급을 강화하고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송전망용 강재 판매 확대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특수 강재 '디-메가빔'을 개발해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건축용 H형강뿐 아니라 발전·변전설비용 중후판 등 다양한 철강재 수요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전통적인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AI 인프라 시장은 철강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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