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하반기 핵심성과지표(KPI)에 정기예금을 새롭게 포함하는 등 은행권의 예금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은행채 등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예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발표한 하반기 KPI에 개인·법인의 정기예금 항목을 신설했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영업점과 직원들의 정기예금 유치 실적을 성과에 반영해 선제적으로 수신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2년 동안 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중단했던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여섯 번째 특판을 진행 중이다. 최고 금리도 1차 특판 연 3.1%에서 5·6차는 연 3.5%로 0.4%포인트 높아졌다.
우리은행이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과 광복절을 기념해 출시한 '우리의 소원 정기예금'은 12월 만기 기준 최고 연 3.4%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정기예금 6종과 적금 7종 등을 포함한 14개 수신상품의 기본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했다.
은행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영업점 평가부터 특판, 수신금리 인상까지 예금 확보를 위한 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은행들이 정기예금 확보에 나서는 것은 안정적인 조달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기예금은 요구불예금과 달리 약정기간 동안 자금이 묶이는 만큼 은행으로서는 자금 이탈 가능성이 낮고 조달 규모와 만기를 예측하기 쉽다. 향후 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예수금을 확보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근 은행권의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아진 점도 예금 확보 경쟁의 배경으로 꼽힌다.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오를수록 조달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발행 여건이 달라지는 시장성 자금과 달리 정기예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조달원이다.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예금이라는 안정적인 조달원을 더 확보하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향후 예금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은행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추가 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와 시장성 조달 비용이 더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예금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예금금리도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고, 금융시장 자금 흐름이 불안정할수록 은행으로서는 안정적인 수신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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