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풍력 '우대가격' 기준 내달 공개…기존 사업자 보호책도 검토

  • RPS 폐지 후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 전환

  • 계약기간 20→25년 연장·물가 연동도 검토

2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RPS 일몰 이후 풍력발전 입찰제도의 방향과 과제’ 세미나 패널토론에서 박어진 OWC 한국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2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RPS 일몰 이후 풍력발전 입찰제도의 방향과 과제’ 세미나 패널토론에서 박어진 OWC 한국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풍력산업협회]

정부가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폐지 후 도입할 풍력 장기계약시장의 우대가격 설계 원칙을 다음 달 중순께 내놓는다. 주민참여와 수심, 계통연계거리 등에 부여해 온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계약가격에 어떻게 환산할지가 주요 쟁점이다.

업계는 세부 규정 확정이 늦어지면 투자 결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지연될 수 있다며 신속한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는 해상풍력 계약기간을 25년으로 연장하고 물가·원자재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RPS 폐지하고 장기계약시장 전환…9월 기본안 공개

27일 한국풍력산업협회와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가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한 'RPS 일몰 이후 풍력발전 입찰제도의 방향과 과제' 세미나에서는 RPS 폐지에 따른 시장 전환 방안과 기존 사업자 보호 대책이 논의됐다.

정부는 발전량 기준의 인증서 거래 방식을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한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새 시장에서는 한국전력이 단일 구매자가 돼 경쟁입찰을 통해 발전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다.

정산에는 양방향 차액계약(CfD) 방식이 적용된다. 전력시장가격이 계약가격보다 낮으면 한전이 차액을 보전하고, 반대로 시장가격이 높으면 발전사업자로부터 초과 수익을 환수한다. 내년부터 신규 발전설비에는 REC 대신 재생에너지 발전 속성을 증명하는 발전정보인증서(REGO)가 발급된다.

정부는 기존 REC 가중치를 계약가격에 일정 금액을 추가하는 우대가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금액과 적용 기간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다음 달 중순께 우대가격을 비롯한 제도 전환의 기본 기준과 원칙을 공개할 예정이다.

우석중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과 서기관은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빠르면 9월 둘째 주께 공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늦어도 9월 중순 전후로 일정한 기준이나 원칙에 대한 안을 만들어 최대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한가격·경과조치 촉각…계약기간 25년 연장 검토

상한가격은 실제 사업비와 소비자 부담을 함께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은별 오션에너지패스웨이 국장은 "상한가격을 지나치게 낮추면 영국 사례처럼 응찰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높게 설정하면 국민이 20∼25년간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며 "금리와 환율, 원자재 가격, 설치선 용선료와 자본비용 등 실제 원가를 토대로 적정 수준을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자를 위한 경과조치도 검토되고 있다. 올해 고정가격 경쟁입찰에서 낙찰받는 사업에는 현행 RPS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아직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개발 단계 사업은 새 계약시장으로 편입하되 기존 REC 가중치를 고려해 수익성을 보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우 서기관은 "RPS 개편으로 사업자들이 사업을 하지 못하거나 예측 가능성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며 "개별 사업이 어느 인허가 단계에 있고 비용이 얼마나 투입됐는지 등을 분석해 어느 범위까지 보호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풍력업계는 수심과 계통연계거리 등 기존 가중치에 반영된 경제성 요소를 우대가격에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사업자들이 입찰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2033년까지 우대가격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실장은 "가중치 제도를 정률 방식에서 일정 금액의 알파(α)로 연계하되 기존 제도를 계승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며 "시장을 과도하게 세분화하기보다 개별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보완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을 20년에서 25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계약기간이 길어지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해 PF 위험과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는 물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을 계약가격에 반영하는 인덱세이션(Indexation) 도입도 검토한다. 업계는 국내 해상풍력이 해외 기자재와 원자재 조달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만큼 환율까지 연동 지표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상근 오스테드 상무는 "국내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하더라도 원자재 조달 과정에서 외화 결제가 불가피하다"며 "거시경제 변동에 따른 환위험을 사업자가 대부분 떠안으면 PF에 치명적인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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