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는 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05년 8월 17일 헝가리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지 21년 만이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A매치 통산 207경기에 나서 125골 68도움을 기록했다. 출전과 득점 모두 아르헨티나 역대 1위다. 125골은 남미 국가대표 선수를 통틀어 최다 기록이며 해트트릭 11회 역시 아르헨티나 대표팀 최다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는 2006년 독일 대회부터 6개 대회에 나서 본선 통산 34경기 21골 12도움을 남겼다. 출전과 득점, 도움 모두 역대 1위다. 공격 포인트 33개 역시 월드컵 통산 최다 기록이다. 월드컵 우승은 2022년 카타르 대회 한 차례, 준우승은 2014년 브라질 대회와 2026년 북중미 대회 두 차례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2014년과 2022년 두 차례 받았다.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에서도 메시는 통산 최다인 39경기에 출전해 14골 18도움을 기록했다. 대회 최다 출전, 최다 도움,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을 쌓았다. 우승은 2021년 브라질 대회와 2024년 미국 대회 등 두 차례 차지했다.
메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도움으로 터진 골을 앞세워 결승에서 나이지리아를 1대 0으로 꺾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 이은 올림픽 2연패였다.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동안 메시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8차례 수상했다.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작성하면서 세계 축구사에 손꼽히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메시는 은퇴 선언문에서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 많은 고민 끝에 은퇴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며 "가슴이 아프고 또 아픈 결정이지만 지금이 떠날 때임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메시가 이 선언문을 써둔 시점은 지난 7월 스페인과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끝나고 이틀 뒤다. 메시는 선언문에 "부친상을 겪고 나니 결심이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해졌다"고 적었다.
메시의 부친 호르헤 메시는 지난달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오랜 기간 아들의 대리인이자 가장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메시는 부친상 직후 "아버지 없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축구를 더 오래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털어놨다.
영국 BBC와 미국 디애슬레틱 등 외신은 메시가 39세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대표팀 은퇴가 예견된 수순이었다면서도 월드컵 결승 패배와 부친상이 메시의 결단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메시는 "여러분께 기쁨을 드리고 축구를 통해 아르헨티나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언제나 싸우며 이 유니폼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이제 더 이상 낼 힘이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제 뒤에는 대표팀에서 뛸 자격이 충분한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시의 대표팀 여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13세에 고향 로사리오를 떠나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한 메시는 한동안 아르헨티나에서 "아르헨티나인보다 카탈루냐 사람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았다. 소속팀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보여준 기량을 대표팀에서는 재현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따라다녔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을 이끈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와 비교도 늘 메시를 압박했다.
대표팀에서는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바르셀로나에서 리그 우승 10회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4회를 거머쥔 클럽 커리어와 대비됐다.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본선 무대를 밟은 메시는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아르헨티나가 24년 만에 밟은 결승 무대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독일에 연장 접전 끝에 0대 1로 패했고 메시는 골든볼을 받고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메시는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2007년 베네수엘라 대회와 2015년 칠레 대회, 2016년 센테나리오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2016년 칠레와 결승에서는 승부차기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한 뒤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경기 뒤 당시 29세이던 그는 "내게 대표팀은 끝났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축구계, 팬들의 만류가 쏟아지자 메시는 두 달여 만에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대표팀에 복귀했다. 복귀 이후에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16강 탈락 등 좌절은 이어졌다.
흐름이 바뀐 것은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다. 아르헨티나는 메시 한 명에게 기대던 팀에서 벗어나 젊은 선수들의 활동량과 압박, 조직력을 메시의 창의성과 결합하는 팀으로 바뀌었다. 결실은 2021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나왔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브라질을 꺾고 28년 만에 무관을 끊었다. 메시는 이 대회에서 대회 MVP와 득점왕, 도움왕을 석권했다. 이듬해에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 이탈리아를 꺾으며 피날리시마 우승도 보탰다.
정점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었다. 당시 35세이던 메시는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36년 만의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프랑스와 결승에서는 두 골을 넣었고 승부차기에서도 첫 번째 키커로 나서 성공하며 우승에 앞장섰다. 메시는 이 우승으로 마라도나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역사에서 마라도나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시는 월드컵 우승 이후에도 대표팀을 떠나지 않았다.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옮긴 뒤에도 대표팀 소집에 응했고 2024년 코파 아메리카 우승까지 함께했다. 2021년 코파 아메리카와 2022년 월드컵, 2024년 코파 아메리카로 이어진 메이저 대회 3연패의 대업을 이뤄냈다.
다만 마지막 월드컵의 끝은 우승이 아니었다. 16강전부터 이어진 연장 혈전으로 체력을 소진한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조직력을 앞세운 스페인에 120분 승부 끝에 0대 1로 패했다. 공교롭게도 결승이 열린 경기장은 10년 전 메시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그곳이었다.
메시는 "지난 20년 동안 보내주신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경기장 안에서 여러분의 함성을 듣던 그 순간들이 너무나 그리울 것"이라며 "이제 저는 여러분과 같은 한 사람의 팬으로서 밖에서 영원히 대표팀을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메시는 은퇴 선언과 함께 유년 시절부터 대표팀에서 뛴 순간을 담은 2분짜리 영상도 올렸다. 영상 초반부에는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것이 제 꿈이에요"라고 말하는 어린 시절 메시의 모습이 담겼다.
메시는 "꿈같은 순간들을 선물할 수 있어 마음 깊이 안도하며 자부심을 갖고 떠난다"며 "여러분과 함께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어 참으로 행복했다.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와 2028년 말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대표팀을 떠난 그는 이제 앞으로 소속팀에서만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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