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 가동 다가오는데…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기초 인프라 지연에 '발 동동'

  • 공장 핵심 진입로 확장 지체…내년 초 장비 반입 '비상'

  • 용수관 1단계 첫 삽…광주 등 지자체 인허가 병목 여전

  • 장거리 송전망 주민 반발 거세…업계 "특례 적용 등 대책 마련해야"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양산 시점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핵심 인프라 공사가 행정 절차와 보상 마찰에 가로막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수조 원대 첨단 장비를 들여놓을 실물 도로 확보마저 늦어지면서 적기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용인 팹의 핵심 진입로인 지방도 318호선 확장 공사가 토지 보상 협의 지연과 인근 주민 민원 여파로 수 개월째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단 내부를 관통하는 핵심 축으로 당초 공장 가동 시 폭증할 물동량을 수용하기 위해 기존 왕복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 신설될 예정이다.

그러나 도로 확장 구간 내 토지 보상 협의가 난항을 겪고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면서 완공 시점이 당초 일정보다 미뤄지고 있다. 하루 수천 대에 달하는 공사 자재 차량과 정밀 반도체 장비 이송 차량을 감당할 수 없어 당장 내년 초로 예정된 핵심 장비 반입 절차에 비상이 걸렸다.

용인 시가지와 원삼 산단을 직접 연결하는 국가지원지방도(국지도) 57호선(원삼~마평) 개량 사업의 지연 역시 심각한 병목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국지도 57호선 개량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및 국토교통부 고시 등 행정 절차가 밀리면서 팹 가동 전까지 완공하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사 자재 수송은 물론 향후 근무 인력의 통근을 담당할 핵심 도로 축이 클린룸 오픈 시점까지 마련되지 못하면서 물류·인력 수송 대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용수 인프라는 첫 삽을 떴지만 여전히 가동 기한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8일 '용인 반도체 산단 통합용수공급사업' 1단계 우선시행구간의 실시계획을 승인·고시하고 공사에 착수했다. 팔당댐에서 산단까지 약 47km 구간에 전용 관로와 가압장 1곳을 설치해 하루 31만t을 우선 공급하고, 향후 2단계를 통해 76만2000t을 추가해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일반산단에 총 107만2000t의 공업용수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이번 공사가 전 구간 일괄 착공이 아닌 설계와 인허가가 완료된 구간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관로 상당 구간(약 27km)이 관통하는 경기도 광주시의 시민단체들은 교통·환경 피해에 대한 상생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자체별 개별 인허가 검토와 주민 협의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할 경우 당장 내년 양산을 앞둔 팹 가동 시점에 맞춘 용수 적기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초고압 송전망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30년까지 완공돼야 할 용인 클러스터 공급용 345kV 초고압 송전망 사업 75건 중 약 70%(53건)가 여전히 미착공 상태다.

이에 기후부는 "준비 단계 사업 다수가 산단 인근 단거리 지중송전망이라 사전 절차 약 1년, 시공 약 3년이면 충분하다"며 "예정된 2030년 준공에는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거리 송전망은 사정이 다르다. SK하이닉스 일반산단 전력 공급용 신원주~동용인 선로는 여주 등 7개 시·군을 지나며 총 130기 가량의 송전탑이 설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인근 지역 주민들은 전자파 등 건강·안전 문제와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사업 철회를 촉구하며 지중화 검토와 대체 노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여주시의회 역시 여주 구간을 경과대역에서 제외해 달라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국들은 국가 주도로 반도체 팹 주변 인프라를 일괄 타결 방식으로 속전속결 지원하는 반면 한국은 공장 건물만 지어놓고 도로와 용수관을 제때 연결하지 못해 팹을 돌리지 못할 위기"라며 "관련 인허가의 일괄 승인 특례 등 법 개정 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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