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두 달 만에 사과 나선 HL만도…유족 반발에 기자회견 무산

  • 유족 측 "사과 받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

  • 만도, 외부 안전진단 도입 등 7대 개선책 발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HL만도가 20대 하청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 공식 사과를 할 예정이었으나 유족 측 반발로 무산됐다. 사고 발생 두 달여 만에 마련한 자리였지만, 유족 측은 사과와 대책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기자회견을 저지했다.

HL만도는 21일 오후 4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승모씨 사망 사고와 관련한 사과 성명과 종합 안전 개선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종합안전개선책을 발표하려던 조성현 부회장과 김현욱 부사장은 유족과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막혀 기자회견장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제지당했다.

유족과 '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고(故) 김승모 중대재해대책위원회'는 회견 예정 시간 20여분 전인 오후 3시40분쯤 현장에 도착해 회견 중단을 요구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사전 조율과 협의도 없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하는 사과와 대책 발표는 의도가 있는 언론 플레이"라며 "이런 식의 사과는 절대 받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유족과 HL만도 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고, 사고 이후 회사가 유족에게 사과나 유감을 표명한 적도 사실상 없었다.

조 부회장은 "안전을 점검하고 유족께 사죄하는 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어서 (이번 회견을 준비했고), 유족과 입장 차이는 있지만 빨리 합의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유족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HL만도는 이날 별도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故) 김승모 님의 명복을 빌며, 깊은 슬픔을 겪고 계신 유가족께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면서 외부 안전진단을 도입하고 관련 예산·조직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7대 개선 대책을 제시했다.

HL만도는 외부 안전 전문기관과 합동 전수진단을 매년 실시하고 내부 안전 점검 체계도 강화해 위험을 사전에 예측·추적하기로 했다. 특별안전진단으로 발굴한 위험 요인에는 특별예산을 편성하고, 긴급한 현장 개선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산 품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先)조치 후(後)보고' 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월 22일 낮 12시 50분께 이 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고(故) 김승모씨가 고장 난 부품 가공 기계 내부를 점검하러 왔다가 기계와 벽 사이에 상반신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이 사고가 불법파견 구조와 안전관리 공백이 맞물려 발생한 중대재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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