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석준 "부모 찬스 대신 공교육 찬스"...4선 부산교육 방향은

  • 악성민원 교육청 직접 대응...교육지원청마다 변호사 배치

  • AI 'BeAT' 초·중 확대...유보통합은 "속도보다 충분한 준비"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23일 부산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4선 임기 부산교육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부산시교육청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23일 부산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4선 임기 부산교육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부산시교육청]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에 의존하는 ‘부모 찬스’를 뛰어넘는 ‘공교육 찬스’를 실현하겠습니다.”

부산 교육사상 첫 4선 고지에 오른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밝힌 민선 4기 교육 행정의 핵심 지향점이다. 김 교육감은 최근 사법리스크를 벗어던지고 가진 인터뷰에서 “부모의 배경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구조적 불평등을 끊어내고, 공교육이 아이들의 확실한 사다리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부산시교육청이 내놓은 핵심 정책은 교권 보호의 제도화와 AI 기반 미래교육 확산이다. 교권 추락으로 공교육 현장이 무너지면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판단 아래, 교사가 홀로 견디던 악성 민원 대응 체계를 교육청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동시에 보급된 스마트기기를 실제 학습력 신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생성형 AI 교육과 12년 통합 학습 관리 시스템의 초·중학교 확대도 속도를 낸다.
악성 민원은 교육청이 직접 대응...사후 수습에서 예방·초기 개입으로 전환
김 교육감은 교권 보호 정책의 핵심을 '선제적 개입'과 '기관 차원의 대응'으로 정의했다. 기존 본청 중심의 교원힐링센터가 사후 심리치료와 회복 지원에 중점을 두었다면, 5개 교육지원청에 새롭게 문을 연 '교육활동보호센터'는 악성 민원 발생 초기 단계부터 교육청이 직접 개입하는 구조다.

각 지원청에 배치된 센터는 교육장을 중심축으로 변호사와 장학사, 행정직원이 한 팀을 이뤄 움직인다. 여기에 60여 명 규모의 자문변호사 인력풀이 결합해 법률적·행정적 지원을 다각도로 제공한다. 교사 개인에게 가해지던 악성 민원의 부담을 학교장과 교육청이 나눠 집으로써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동시에 학생 인권과의 균형감도 잃지 않는다. 김 교육감은 교권과 학생 인권이 대립 관계가 아닌 상호 존중되어야 할 가치임을 강조하며,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교칙을 지속적으로 손질하는 한편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작성하는 생활협약을 통해 건강한 학교 문화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1인 1기기 넘어 AI 수업 혁신으로...BeAT·펜즈 도입
사진부산시교육청
[사진=부산시교육청]

스마트기기 보급을 마친 부산 교육은 이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 교육청은 지난해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전체 고등학교로 확대한 생성형 AI ‘BeAT’를 초·중학교로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수업 방식 역시 AI를 보조도구 삼아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토론을 거쳐 해법을 찾아가는 질문·탐구형으로 전환된다. 교사의 역할 또한 단방향 지식 전달자에서 학생의 활동을 옆에서 돕는 코치로 변모한다. 이에 맞춰 평가 체계도 정답 유무만을 따지던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이 던진 질문의 깊이와 협력적 문제 해결 과정 전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이달 보급된 통합 로그인 시스템 ‘펜즈(PENZ)’는 이 같은 미래형 수업을 받쳐주는 핵심 기반이다. 단 하나의 계정으로 다양한 교육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어, 초등학교 입학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12년간의 학습 기록과 과제, 포트폴리오가 축적되며 전학이나 상급학교 진학 시에도 학습 이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현장의 관심이 집중된 유보통합에 대해 김 교육감은 "속도보다 충분한 준비가 우선"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육 업무 이관에 따른 교직원의 업무 부담 급증이나 돌봄 공백을 막기 위해 지방재정 연계 체계를 다지는 등 단계적 절차를 밟겠다는 취지다. 주말 돌봄을 책임지는 ‘토요형 거점 돌봄기관’과 유치원·어린이집을 잇는 ‘이음교육’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 완성도를 높여가기로 했다.

지역별 학생 수 격차 문제에는 양극화 맞춤형 처방을 내놨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원도심 소규모학교에는 교무행정 전담팀 지원과 통학버스 운행으로 교육 여건을 강화하고, 재개발 등으로 학생이 몰리는 신도시 지역에는 학교 신설을 신속히 추진한다.

지역 산업과 학교를 연결하는 직업교육 혁신도 탄력을 받는다. 반도체 마이스터고 지정·동의를 받은 부산전자공고를 비롯해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의 경남공고, 전력반도체 분야의 금샘고 등 특성화고를 지역 산업 맞춤형으로 육성한다. 부산시 및 지역사회와 협력해 교육을 받은 지역 인재가 부산에 정주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사법리스크를 벗어던진 김석준호(號)가 항해를 시작했다. 악성 민원 차단, AI 수업의 초·중학교 안착, 유보통합의 정착이라는 굵직한 과제들 앞에 선 김 교육감. 그의 말대로 '부모 찬스'를 뛰어넘는 '공교육 찬스'가 부산 교실 현장에서 증명될 수 있을지, 4선 교육감의 진짜 시험대가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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