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써라, 쓰지 마라가 핵심이 아니에요. 핵심은 안목을 높이고 나만의 엣지를 키우는 것이죠.”
김난도 서울대 명예교수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7'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의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0대 키워드는 △권태사회 △라이프 ROI △폼팩터 시프트 △해봄경제 △저장인류 △바이브 워킹 △리:텐션 전략 △휴먼엣지 △하프시그널 △안목자본이다.
김 교수는 10대 키워드에는 "AI 자체가 나오는 단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AI가 일상의 범용재가 된 만큼 기술 자체보다 AI가 사회, 조직, 개인을 어떻게 바꾸고 있으며 인간이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첫 번째 키워드는 '권태사회'다. 자극이 너무 많아서 권태로운 사회를 뜻한다. 김 교수는 “요즘 사람을 만나 ‘재미있는 일 없어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바쁘다는 사람은 많은데 재미있다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고 했다.
쇼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끊임없는 자극으로 일상이 채워져 있지만 정작 기억에 남는 경험은 드물다. 김 교수는 이를 ‘바쁜 권태’라고 했다. "하루를 숨 가쁘게 썼는데 나에게 의미 있고 재미있었던 경험은 하나도 쌓이지 않죠.”
김 교수는 이럴수록 '심심함의 골짜기'를 견디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권태로움에서 창조적이고 재미있는 일이 생기는데 우리는 권태를 느낄 시간을 SNS와 쇼츠 콘텐츠로 꽉 채운다”며 “권태로우면서도 진정으로 권태로울 시간이 부족한 역설적인 시대”라고 했다.
반면 AI는 시도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또 다른 키워드인 '해봄경제'다. 과거에는 충분히 준비하고 조직을 갖춘 뒤 일을 시작했다면, 이제는 일단 해본 뒤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다. AI 등 기술의 도움으로 개인이 전문가와 조직의 도움 없이도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일단은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시대, 차별화의 원천은 '인간다움'에 있다. 김 교수는 이를 '휴먼엣지'와 '안목자본'으로 설명했다. 사람이 직접 거친 과정과 손길, 들인 시간, 심지어 작은 결점까지 차별화 요소(휴먼엣지)가 되는 것이다. '안목자본'은 같은 것을 보고도 남들과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능력을 뜻한다.
김 교수는 “AI 시대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최고의 덕목은 안목”이라며, 결과물을 만드는 능력이 평준화될 수록 무엇이 좋은지 판단할 수 있는 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목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메모'를 꼽았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상어 작품 보고 사진만 찍고 돌아설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이 자신에게 어떤 느낌을 줬는지를 글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변화가 극심한 시대를 살면서 느끼는 딜레마는 지금까지 잘해온 것을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라며 "어제까지 해결책이었던 것이 오늘 한순간에 문제점이 돼 발목을 잡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접 보고 경험하고 판단하는 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격변하는 시대에 안목을 키우고, 실행하고, 바이브 있게 워킹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큰 과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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