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주도 차세대 메모리…마이크론 '커스텀 HBM'으로 도전장

  • 엔비디아 차세대 가속기용 '베이스다이' 맞춤 개발

  • 삼성, IDM '턴키' vs SK하이닉스·마이크론, TSMC 동맹 강화

사진AFP 연합뉴스
[사진=AFP 연합뉴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커스텀 HBM)' 협력을 선언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표준 규격과 수율 싸움을 넘어 베이스다이 설계력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구도가 핵심 승부처로 떠올랐다.
 
마이크론은 30일(현지시간)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에 탑재될 커스텀 HBM 공동 개발을 공식화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규격에서는 엔비디아의 스펙 요구에 맞춰 베이스다이 단계부터 맞춤형으로 공동 설계하는 협력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기업들은 기존 5세대 HBM(HBM3E)까지는 국제반도체표준협기구(JEDEC)가 규정한 표준 규격에 맞춰 제품을 미리 생산한 뒤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고객사의 품질 테스트(퀄 테스트)를 통과해 납품하는 수동적 공급 체계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6세대 HBM(HBM4) 세대부터 도입되는 커스텀 HBM은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또는 신경망처리장치(NPU)의 회로 구조와 전력 설계 스펙에 맞춰 최하단 베이스다이부터 맞춤형으로 짜 넣는 방식을 채택한다.
 
마이크론은 이번 선언으로 HBM 시장 내 열세를 극복하고 사실상 차세대부터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사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HBM의 '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 제조 방식을 핵심 변수로 꼽는다. 베이스다이는 HBM 최하단에서 D램을 수직 연결하고 통신을 제어하는 핵심 기반 칩이다. HBM4부터는 데이터 통로(I/O)가 2배로 넓어지며 발열과 전력 효율을 기존 메모리 공정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차세대 가속기 성능의 핵심은 메모리와 로직 칩을 얼마나 촘촘히 융합하느냐에 달렸으며 그 중심에 베이스다이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4나노 및 2나노미터(nm)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베이스다이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6세대 HBM4 생산부터는 턴키(일괄 생산)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AVP) 사업을 모두 내재화한 '종합반도체기업(IDM)'의 차별화된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며서다. 패키징 및 공정 간 병목현상을 최소화해 2026년 HBM4 양산 시점부터 시장 판도를 역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TSMC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TSMC의 12나노 및 5나노미터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해 HBM4용 베이스다이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TSMC의 3차원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 생태계와의 밀접한 연동을 통해 제품 수율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자체 로직 공정이 없는 마이크론은 기존 자체 D램 공정으로 베이스다이를 생산에서 벗어나 TSMC와의 협업을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스펙에 최적화된 베이스다이를 공급할 방침이다. 현재 10% 안팎에 머물고 있는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을 2025년까지 20% 중반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차세대 HBM은 메모리가 범용 제품에서 파운드리형 맞춤형 로직 반도체로 체질을 바꾸는 기점"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의 요구 스펙에 맞춰 베이스다이 설계력과 패키징 수율을 가장 먼저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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