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기업의 각개전투만으로는 초격차를 지켜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에 글로벌 패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디스플레이를 국가 안보 자산으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전향적인 지원과 선제적인 정책 전환을 지금 당장 단행해야 합니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끄는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의 기술·자본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파격적인 정책 지원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1일 국회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산업안보가 된 디스플레이, AI로 이끄는 초격차' 정책토론회에서 "디스플레이는 과거의 단순한 제품 경쟁력을 넘어 전자 산업 주도권과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 자산"이라며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이월 기간 연장(10년→20년)과 R&D 비용 공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LG디스플레이 그룹장 역시 "중국의 거센 추격 속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압도적이고 차별화된 기술력 뿐"이라며 "대규모 장치산업 특성상 적자 발생 시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때 받지 못하는 허점이 있다"며 투자금 일부를 현금으로 즉시 환급해 주는 '직접환급제' 도입을 강력히 요청했다. 수도권에 위치하지만 정서적·소외적 거리가 멀고 북한과 인접한 파주 등 접경지역 기업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함께 촉구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생산 유발 효과(10억원당 20억원)와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반도체보다 높은 핵심 효자 산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가파른 추격과 글로벌 패권 경쟁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원은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를 넘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까지 10년 만에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등 격차를 가파르게 줄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 상무부 보고서와 미 국방수권법(NDAA)의 중국 기업 규제 사례를 언급하며 "현대전에서 디스플레이는 첨단 무기의 '눈과 뇌' 역할을 하는 필수 안보 자산인 만큼, 공급망 독점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공세에 맞설 차세대 돌파구로 '인공지능(AI) 융합 기술'을 꼽았다. 한철종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센터장은 "스마트글래스, 자율주행 등 AI 신시장에선 폼팩터 자유도와 저전력·고투과율 기술이 주도권을 좌우할 것"이라며 "특히 AI 반도체 대형화로 주목받는 유리가공(TGV) 기술은 국내 업계가 구축한 46조 원 규모의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반도체 패키징과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광반도체(Micro LED) 기술력을 갖추고도 국내 시장이 중국산에 침식당하고 있다"며 미국 TAA 방식처럼 정부·공공기관이 국내 기술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정책적 수요 창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좌장을 맡은 문대규 순천향대 교수는 "기업의 투자는 단순히 공장을 짓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과 경제 안보 방패를 구축하는 일"이라며 "중국이 공정 전반에 AI를 투입하며 속도전을 펼치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국가 차원의 R&D 인프라 지원과 선제적 정책 전환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