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자동차 신기술의 안전성 검증 절차를 강화한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신차 출시 경쟁이 과열되면서 충분한 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차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4개 부처는 지난 10일 ‘자동차 제품 혁신 설계 및 연구개발 시험·검증 관리 강화에 관한 통지’ 초안을 공개했다. 자동차에 신기술을 적용할 경우 출시 전 안전성 검증을 의무화하고, 검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은 출시 승인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안에 따르면 관련 차량은 신뢰성 검증을 위해 3만㎞ 이상의 주행 시험을 거쳐야 한다. 환경 적응성 시험 기간은 최소 1년으로 하며, 이 기간에 겨울철 두 차례와 여름철 한 차례의 시험을 포함하도록 했다.
차체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매립형 도어 손잡이와 접이식·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일부 기능의 탑재도 금지하고, 출시 승인과 리콜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공업정보화부는 규제 마련 배경에 대해 “최근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이 시장 동향에 대응해 충분한 시험과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신제품을 서둘러 출시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안전과 환경에 대한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신차 출시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가스구는 올해 중국에서만 170종 이상의 신차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신차가 시장에 쏟아지는 셈이다.
신차 출시 주기가 짧아지면서 차량 개발 기간도 단축됐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일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은 신차 개발 기간을 기존 자동차 업계에서 통상 40개월 이상 걸리던 수준에서 약 20개월로 줄이고, 개발 비용도 30%가량 절감했다.
이처럼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부 업체가 신차를 서둘러 출시한 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문제를 수정하는 관행도 만연해졌다. 이는 안전성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화웨이와 중국 국유 자동차기업 장화이자동차(JAC)가 공동 개발한 최소 76만6000위안(약 1억5000만원) 넘는 고급 전기차 ‘쭌제(영문명·마에스트로) V800’은 자동차 전문 매체의 시험에서 브레이크 페달 지지부가 파손돼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품질 관리 문제가 해외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체리자동차의 브랜드 '오모다 5' 차량이 주행 중 뒷바퀴가 차축에서 분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해당 차량의 신규 등록을 중단하고 리콜을 명령했다. 리콜 대상 차량만 8800대가 넘는다.
중국자동차유통협회 전문가위원인 리옌웨이는 일본 니혼자이게이신문에서 "이번 조치로 중국 자동차 업계가 충분한 검증 없이 차량을 서둘러 개발·출시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신생 전기차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신차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체들이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규제의 허점을 이용해 왔다”며 “내년에는 이러한 허점이 메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