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다 화장실 찾아 5분 거리 집까지…영암군, 들녘에 이동식 화장실 설치

  • 신북·미암·군서면 3곳 시범 설치…여성농업인 79명 포함 263개 농가 혜택 기대

  • 여성농업인 건의에서 출발한 생활밀착형 정책…위생·편의 개선, 내년 확대 추진

우승희 영암군수오른쪽가 지난 14일 영암군 미암면 신포리 들녘에 설치된 친환경 이동식 화장실 앞에서 여성농업인 박선화 씨와 함께 ‘여성농업인 화장실 지원사업’ 안내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영암군은 올해 신북·미암·군서면 3곳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해 여성농업인 79명을 포함한 263개 농가의 영농 편의 개선에 나섰다 사진영암군
우승희 영암군수(오른쪽)가 지난 14일 영암군 미암면 신포리 들녘에 설치된 친환경 이동식 화장실 앞에서 여성농업인 박선화 씨와 함께 ‘여성농업인 화장실 지원사업’ 안내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영암군은 올해 신북·미암·군서면 3곳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해 여성농업인 79명을 포함한 263개 농가의 영농 편의 개선에 나섰다. [사진=영암군]
 

농번기 들녘에서 일하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수㎞ 떨어진 집까지 돌아가야 했던 농업인들의 불편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특히 화장실 이용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농업인과 고령 농업인들에게 농경지 인근에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이 실질적인 편의시설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암군은 여성농업인의 영농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한 ‘여성농업인 화장실 지원사업’을 통해 신북·미암·군서면 등 3곳에 친환경 이동식 화장실 설치를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농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불편을 겪어온 여성농업인들의 건의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암군 미암면에서 벼농사 등을 짓는 박선화 씨는 그동안 농사일을 하다 화장실이 급하면 작업을 중단하고 차량으로 약 5분 거리의 집까지 이동해야 했다.

박선화 씨는 “들녘에서 일하다 볼일이 급하면 식은땀을 흘리며 집까지 가야 했다”며 “이제는 깨끗한 좌변기가 있는 화장실을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어 좋고,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화장실 설치 공간을 제공하고 사업비의 10%를 자부담했다.

미암면에 설치된 화장실은 여성농업인 30명을 포함해 농업인 100여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 현장의 화장실 부족 문제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작업환경과 위생, 농업인의 기본적인 편의와 직결되는 문제다.

특히 농경지가 넓게 분포한 농촌지역에서는 작업 중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상당한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여성과 고령 농업인들이 불편을 호소해 왔다.

영암군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여성농업인 간담회에서 제기된 현장 의견을 사업으로 구체화했다.

올해 5월 농업인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8월에는 지원 기준을 마련하고 사업 대상지를 공모했다.

지원 조건에는 설치 장소 반경 150m 이내에 공동·개방 화장실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관리책임자 지정, 청결유지 의무 등이 포함됐다.

군은 최종 신청한 3곳을 대상으로 농업인 자부담을 포함해 약 1000만 원을 투입했으며, 이달 화장실 설치를 마무리했다.

이번에 설치된 화장실은 신북면과 미암면, 군서면에 각각 1곳씩이다. 군은 여성농업인 79명을 포함해 총 263개 농가가 이용 혜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설 설치 이후의 위생관리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각 화장실 관리책임자는 농번기 주 1회 이상 소독과 정화 등 위생관리, 분뇨 수거, 관리카드 작성 및 비치 등을 이행하기로 했다.

이는 이동식 화장실이 설치 이후 관리 부실로 이용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예방하고, 농업인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지난 14일 미암면 신포리 들녘 화장실 설치 현장을 방문해 시설 상태와 관리계획을 점검하고 여성농업인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우승희 군수는 “많은 농업인을 위해 화장실 설치 부지를 제공하고 자부담까지 해주신 농업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도 들녘 화장실 설치를 이어가 더 많은 농업인이 편리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군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현장의 작은 불편까지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암군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이동식 화장실의 이용 실태와 유지관리 상황을 살펴보고, 내년에도 들녘 화장실 설치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농업 현장의 위생·편의시설을 확충해 여성과 고령 농업인 등 다양한 영농 참여자의 작업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