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중 하나인 스포티파이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음원과의 싸움을 선언했다. AI 생성 음원이 인간 창작자의 입지를 위협하고 수익 구조를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천 목록에서 대대적인 솎아내기에 나선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올해 들어 AI가 생성한 것으로 추정하는 음원 5000만 개 이상을 자체 추천 알고리즘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스포티파이는 지난해에도 타인의 콘텐츠 무단 복제 및 인위적 생성 금지 규정을 위반한 음원 7500만 곡을 플랫폼에서 삭제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는 이날 성명을 통해 AI로 생성한 음악을 "쓰레기이자 싸구려"(slop and spam)라고 표현하며 "이는 우리 목록에 더는 있을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매일 수천만 건의 음원이 쏟아지는 가운데 사칭이나 기만 행위를 걸러내기 위한 스포티파이가 도입한 방식은 '유저 행동 분석'이다.
스포티파이는 최근 6개월간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건너뛰거나(skip) 무시하는 곡들의 패턴을 추적했다. 분석 결과, 청취자들이 외면한 상당수의 음원이 인위적으로 생성된 저질 AI 음원의 특징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에 메타데이터 분석, 제3자 AI 탐지 도구를 결합해 자체 추천 시스템도 업데이트했다. 이를 통해 저질 AI 음원이 청취자에게 노출되는 빈도를 대폭 낮출 수 있었다. 다만 스포티파이는 생성형 AI가 발전함에 따라 의심 음원을 적발하는 작업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어, 현 탐지 기술의 한계와 지속적인 대응의 어려움도 함께 인정했다.
이처럼 스포티파이가 AI 음원 퇴출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창작자 저작권료 보호' 문제가 걸려 있다. 스포티파이의 정산 방식은 전체 스트리밍 횟수 중 특정 아티스트의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지분)에 따라 저작권료를 배분하는 구조다.
글로벌 음원 사기·AI 탐지업체 '비트댑'(Beatdapp)의 모건 헤이덕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만든 저질 음원으로 인해 전체 스트리밍 건수(분모)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 정당한 권리를 가진 인간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정산 비율(분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스포티파이에서 저작권료를 지급받으려면 최소 1000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해야 하는데, 대다수 AI 음원은 이 기준에 미달하지만 수량이 워낙 많아 전체 파이를 갉아먹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스포티파이가 AI 기술 자체를 전면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창작 과정에서 AI를 정당하게 활용하는 아티스트와의 공존을 위한 '투명성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초 스포티파이는 노래 제작 시 AI 기술이 활용된 단계를 직접 명시할 수 있는 'AI 크레딧(AI 표시)' 기능을 선보였다. 또한 순수 AI로 만들어진 아티스트 계정에는 'AI 페르소나'(AI Persona) 배지를 부여한다. AI 페르소나로 분류된 계정의 음악은 추천 알고리즘에서 기본적으로 제외되며, 청취자가 해당 계정을 직접 '팔로우'한 경우에만 노출되도록 제한된다.
스포티파이는 이러한 다각도의 조치 이후 AI 스팸 음원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 및 제보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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