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게 2008년은 매우 특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킬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데다 개혁개방 3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이 초고속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라는 호기와 도전에 과연 어떻게 대처해 나갈까를 두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이 올해 당면하게 될 다양한 문제들을 깊이있게 분석하고 전망한 ‘사회남피서(社会蓝皮书)’란 이름의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중국의 경제와 사회를 진단하고 앞으로 안정적 성장을 위한 과제와 분석을 함께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때문에 올해 중국이 나아가려는 방향을 가늠케 하는 좋은 지침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올해 보고서의 주제는 17대 전국인민대회의 핵심주제인 ‘인민의 생활개선을 중점으로 사회건설을 가속화한다’와 같다.
보고서는 크게 주민생활, 취업, 사회보장 등 3대 사회상황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보고서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국민소득 증가부문. 이는 지난해 중국 도시민의 소득이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앞지르는 고속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시민 1인당 가처분소득은 물가상승 요인을 빼고도 13.2%나 상승했다.
리페이린(李培林) 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장은 “중국의 도시민 소득은 GDP와 같거나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난해와 같이 가파른 상승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도시지역 소득뿐 아니라 농촌지역 소득도 8% 증가했다. 이는 지난 11년래 최고치다.
의무교육, 의료보험, 세제혜택 등의 확대는 지난 2년 동안 이어진 농민소득 증대 노력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농촌지역의 소득 증가율은 도시지역 소득 증가율에 비해 5% 정도나 낮아 빈부격차, 도농격차 등은 더욱 심해졌다는 평가다.
또 직업에 따른 소득의 증가폭도 큰 차이를 보여 국민들의 사회에 대한 불신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보고서는 물가상승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지난해 도시지역 물가는 66.5% 상승했고 농촌지역도 57.5%나 상승했다.
최근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QQ.com’과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0%가 넘는 응답자가 새해 주요 희망으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이처럼 중국인들의 최근 화두는 단연코 물가상승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부동산가격과 식품가격의 상승이 물가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는 두가지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각종 정책들을 쏟아냈지만 부동산 가격은 진정되지 않았다. 전국 70개 도시의 부동산가격 연간 7%나 올랐고 베이징, 심천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10% 이상 상승했다.
지양윈펑(蒋云峰) 중국지수(地税)연구소 연구원은 “토지와 경제발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토지시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역시 부동산가격 상승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부동산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중국인들은 소비를 억제하기 시작했다. 결국 GDP 가운데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수십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현재 36%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보고서는 물가상승이 올해 가장 큰 우려사항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인상되면서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식품가격의 인상도 물가상승의 주요인이다. 특히 돼지고기, 채소, 식용유, 곡물 등의 가격상승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식품가격의 상승세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품가격의 안정에 힘써야 한다고 보고서는 당부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공식통계기구인 국가신식중심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4.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올해 물가안정을 위해 기본 생활필수품 가격을 직접 통제하기에 나섰다. 주요 대상상품은 곡물, 돼지고기, 천연가스 등이다.
이밖에 보고서는 교육과 취업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분석했다. 특히 취업난은 대졸 고급인력 부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도시지역 취업경쟁이 심각하다. 취업박람회에 수많은 구직자들이 몰려와 구직정보를 얻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해 470만여명의 대학졸업자 가운데 100만여명이 졸업 후 수개월 또는 수년째 일자리를 잡지 못해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대학들이 교육의 질을 높이기보다 정원과 규모 확대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당국이 대졸자들의 취업난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11.5%, GDP 총액은 23조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GDP 총액이 독일을 추월해 중국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현재 중국의 경제발전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도 경제성장률 10% 이상의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과도한 물가상승과 경기과열 현상이 올해도 지속돼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앞서 언급한 중국의 빈부격차, 물가상승 등 사회불안 요소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여서 안정적인 성장을 해칠 우려도 있다고 분석했다./이연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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