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특판예금으로 뭉칫돈 잡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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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1-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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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새 8조원 가량 유치, 영업일당 판매액도 껑충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부동자금이 은행권의 특판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하나 신한 외환 수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해말부터 올해 초까지 특판예금으로 유치한 자금은 7조7천500여억원에 이른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파로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보수적 투자자들이 다시 은행예금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금리 인상 경쟁을 벌이면서 은행 예금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금융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정기예금 금리를 0.5%p 가량 올린 특판 예금을 판매해 8영업일 만에 3조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1천만원 이상 가입할 경우 최고 연 6.5%의 금리를 제공하는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을 판매했다. 이달 말까지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21일 한도가 소진되면서 조기 마감됐다. 이번 특판예금 판매로 하나은행이 끌어들인 자금은 3조500억원에 이른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일부터 판매한 골드마우스 정기예금이 6영업일만에 5천억원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외환은행도 2일부터 1조원 한도로 판매를 시작했던 Yes 큰기쁨예금을 15영업일만에 모두 팔았다.

수협은 올 들어 처음 내놓은 특판예금이 15영업일만에 2천억원 한도를 모두 소진해 1천억원을 추가 편성한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6% 이상의 금리를 받게 되면 위험부담이 큰 증시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며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은행 예금으로 몰리는 자금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판예금 한도가 조기에 소진되는 사례가 많아진 만큼 영업일당 특판예금 판매액도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9일부터 9월30일까지 실시한 특판에서는 영업일당 575억원, 11월28일부터 12월말까지는 영업일당 1천173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특판에서는 영업일당 2천억원 이상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8월20일부터 9월19일까지 실시한 특판에서는 영업일당 458억원, 10월8일부터 11월26일까지 실시한 특판에서는 영업일당 472억원을 판매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실시한 특판에서는 영업일당 833억원을 팔아치우며 지난해에 비해 하루 판매액을 두배로 늘렸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6일 1조원 한도로 시작했던 특판이 한달 반이 지나서야 모두 팔린데 반해 이번 특판은 1조원 한도를 15일만에 모두 팔아 영업일당 판매액을 세배가량 끌어올렸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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