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달내내 중국 전역을 뜨겁게 달궜던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两会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이번 양회는 후진타오(胡锦涛) 정부의 집권 2기를 맞아 처음 열리는 대규모 정치행사인 탓에 국내외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앞으로 5년동안 중국호(號)가 어떻게 항해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녔다.
이로 인해 중국은 양회기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국가발전 전반에 걸친 미래의 청사진을 설계하고 재정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지난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폐막됐다. 정협에 참석한 여성위원들이 취재기자들을 배경으로 인민대회당을 바라보고 있다.
중국 최고 정치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는 3일 개최돼 14일 인민대회당에서 폐막했다. 또 중국 헌법상 최고 국가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인대)는 5일 개최돼 18일 폐막했다.
특히 올해는 개혁개방 30주년을 맞는 데다 지난해 10월 제17차중국공산당전국대표대회 이후 처음 열린 양회여서 의미가 크다.
또 8월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대만, 티베트 등 문제에 대해 입장을 더욱 분명히 밝히는 데 주력했다. 이 때문에 빚어지는 올림픽 개최에 대한 국제정치적 압력을 차단하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이번 양회에서는 각종 현안중 고속 경제성장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논의가 급선무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물가, 농민공(农民工), 주택, 환경 등 민생과 경제 문제 해결이 주안점.
현재 중국정부는 치솟는 물가, 실업, 양극화 심화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살인적인 물가급등으로 일반서민들이 생계에 위협까지 받으면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 저우샤오촨(周小川) 은행장은 “시장안정을 위해 긴축정책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환율운용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해 금리인상을 6차례 단행했고 올해까지 지급준비율을 11차례나 인상했다.
중국정부는 물가의 고공행진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지급준비율 인상, 위안화 절상 등 긴축정책을 더욱 강도 높게 지속하기로 했다.
양회에서는 특히 주식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급준비율 인상과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위안화 절상이 우선적으로 지적됐다.
또 현재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에 조성된 거품이 꺼지면서 발생할지 모를 금융위기 예방대책도 논의됐다.
여기에 도농격차, 이농현상 등 농촌문제도 빠질 수 없는 주요 현안이었다.
중국 농업부 웨이차오안(危朝安) 부부장은 “현재 농촌은 농산품 공급부족 현상과 함께 도농 소득격차 확대, 이농현상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 수자원 부족 등 문제를 심각하게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정부는 이같은 농촌의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개혁, 대외개방 확대, 농업과학화 확대 등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양회에서는 민생과 경제 문제와 함께 국무원 기구조직 개편안인 대부제(大部制)도 중요한 화두중 하나였다. 대부제는 정부부처 슬림화를 통해 행정집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행정조직 개편이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15개 기구를 개혁 조정하고 정부(正部)급 기구 4개를 줄였다. 눈길을 끄는 신설 주택도농건설부는 경제성장과 함께 갈수록 심화되는 도농•계층간 양극화와 서민주택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지를 잘 보여준다.
이번 인대(人大)에서는 국가주석, 상무위원장, 총리 등을 선출했다. 인대 위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또 양회에서는 지난해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시진핑(习近平)과 리커창(李克强)이 각각 국가부주석과 수석부총리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시진핑 부주석은 현 후진타오 주석 후계자, 리커창 부총리는 원자바오(温家宝) 총리 후계자 등으로 잠정 확정됐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화두는 주요 인사이동이었다.
인대(人大)는 이번 양회에서 임기 5년의 국가주석, 인대 상무위원장, 총리 등을 선출했다. 이 인사를 기반으로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2기 정부를 정식으로 출범시키게 된다.
이에 따라 후진타오 주석, 우방궈(吴邦国) 인대 상무위원장, 원쟈바오 총리 등 1-3위 권력서열에는 변동이 없게 됐다.
철의 여인 우이(吴仪) 부총리가 맡았던 대외무역과 투자 분야 책임자는 왕치산(王岐山) 전 베이징시장이 낙점됐다.
앞으로 왕 부총리는 미국과 상대할 중미경제전략대화의 중국측 대표를 맡게 된다. 인민은행 부행장, 건설은행 행장 등 금융분야 지식을 축적해 중국의 대외경제 정책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양회에서는 대만독립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정치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결의문은 양안(两岸) 동포들의 복지와 안녕을 해치는 대만독립과 관련해 어떤 분열기도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하고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중국정부는 이번 양회에서 논의된 중요 정책사항을 바탕으로 후진타오 정부의 과학발전관과 균형을 중시하는 조화사회 구현을 강력하게 실천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이번 양회에서 제시된 도시서민과 농민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관련기구와 정책 결정들은 중국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이연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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