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은행권의 기업대출이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증가폭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시중은행을 곤혹스럽게 했던 돈가뭄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153조9056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865억원 급증했다.
지난 2006년 11월 3조6732억원의 증가폭을 기록한 후 1년5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서울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전국 집값이 0.9% 상승하는데 그친 반면 강북지역은 3배 가까운 2.4% 증가했다.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잔액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중기대출 잔액은 192조5227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6200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확대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해와 같은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격차로 인한 이자수익)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면서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최근 증시가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면서 머니무브(증시로의 자금 이탈)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월말 평균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3월 1703.99에서 4월 1825.47로 100포인트 이상 올라 활력을 되찾고 있다.
머니무브 현상이 현실화 할 경우 은행들은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발행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은행권의 유동성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펀딩갭(원화대출금에서 원화예금을 뺀 금액)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또 CD금리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게 돼 서민들의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된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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