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승천' '파죽지세'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도요타자동차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전세계 비즈니스계에 '도요타 신화'를 몰고 왔던 도요타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
도요타는 회계 4분기 순이익이 전문가들의 전망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올해 순익 역시 27% 감소할 것이라고 고백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지난 3월로 마감한 도요타의 분기 순익은 3168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8% 감소한 것은 물론 전문가들이 전망한 3752억엔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도요타의 순익이 줄어든 것은 3년래 처음있는 일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3.8% 증가한 6조5700억엔을 기록했다.
도요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신용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시장. 도요타의 와타나베 가츠아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시장에서 올해 코롤라와 아발론을 비롯한 주요 모델 판매가 6.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이와 SB 인베스트먼트의 오가와 고이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시장의 둔화가 도요타를 쳤다"면서 "문제는 아직까지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지난 4월 시작된 올해 순익이 1조250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지난해 1조7200억엔에 비해 5000억엔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엔화 가치가 급등한 것도 도요타의 수익성을 끌어 내린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10엔대 중반에서 움직였던 달러/엔 환율은 올해 100엔대가 무너지는 등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환율 하락으로 도요타가 입을 손해만 69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요타는 달러/엔 환율을 100엔, 유로/엔은 155엔을 기준으로 올해 실적 전망을 잡았다고 밝혔다. 환율이 더 떨어질 경우, 순익 역시 예상보다 감소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심리 침체와 유가의 고공행진 등 악재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도요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틀란티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에드윈 메르너 대표는 "자동차산업에 더욱 많은 악재들이 쏟아질 것"이라면서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업계의 리더로써 이같은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120달러선을 넘어서면서 소형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지난달 도요타는 전반적인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형 모델인 야리스와 대표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의 판매가 예상보다 늘어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도요타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모델의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인상된 가격은 이번달 말부터 적용되며 인상폭은 1% 내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시장에서 야리스 가격은 200달러 인상해 1만2424달러로 높아지며 2009년형 '캠리' 가격 역시 200달러 올려 1만8920달러로 인상된다.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은 300달러 비싸져 2만5650달러, 렉서스 IS 350 모델은 300달러 높아진 3만630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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