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시장이 총선 이후 줄곧 침체된 분위기다. 총선 전 만해도 용적률 등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들썩이던 시장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에는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6월1일)을 앞두고 급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 3구가 두드러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총선 이후인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9일까지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30% 하락했다. 이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값은 평균 0.83% 내리며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세를 주도했다.
같은 기간 강남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송파구로 재건축의 경우 2.65%나 급락했다. 가락동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값은 한달새 무려 8.40%나 빠졌다. 총선 직후 11억4500만원에 달했던 가락동 가락시영2차 62㎡형의 경우 최근까지 8000만원 하락한 10억6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가락시영1차도 마찬가지다. 42㎡형의 경우 총선 이후 7000만원 넘게 가격이 하락해 현재 시세는 5억원선이다. 지난달 초 사업시행인가 이후 조합원 분담금 규모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실망매물이 대거 등장한 탓이다.
강동구 역시 재건축(-0.85%)이 하락세를 주도하면서 평균 매매가가 0.30% 내렸다. 고덕동이 -1.06%로 하락폭 이 가장 컸고 이어 상일동(-0.87%), 둔촌동(-0.82%), 명일동(-0.76%)이 뒤따랐다.
현재 강동구는 기대를 모으던 정부의 규제완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매수세가 사라진 상태다. 둔촌동 둔촌주공1단지 82㎡형은 3500만원 하락한 9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강남구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값은 도곡동(-1.18%)과 개포동(-0.84%)만 내렸다. 논현동, 삼성동 등은 보합세를 기록한 가운데 대치동이 유일하게 0.16% 올랐다.
특히 개포동은 지난달 중순 정부가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제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국토해양부가 일축하면서 관망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주공2단지 72㎡형의 경우 총선 직후 3000만원 떨어진 13억8000만원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잠실주공1ㆍ2단지와 강동시영1단지 등 대규모 재건축 물량의 입주가 임박해 있어 재건축시장은 한동안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와 2주택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급매물도 하락세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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