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인구가 갖는 ‘규모의 경제’는 중국 문화콘텐츠 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문화산업 시장이 국내외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다.
최근 중국정부가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과 발전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제작편수, 예술성, 제작기술, 시장반응, 산업구도 등 질적, 양적으로 모두 획기적인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애니메이션 산업을 한단계 더 도약시키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을 맞아 세계의 눈과 귀가 중국으로 향하는 기회를 이용해 세계 속으로 나아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달초 항저우에서 열린 제4회 중국국제애니메이션제에서는 박람회, 세미나 등 외에 ‘한국의 날(韩国日)’ 기념행사도 특별히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이달초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에서는 국제애니메이션제가 열려 국내외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올해로 벌써 4번째 열린 행사다.
중국은 이 행사를 애니메이션 산업 교류와 교역의 장으로 키우면서 영향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280여개 애니메이션 업체와 기관들이 참여했다. 거래액만도 60건, 40억8000만위안에 이르렀다.
중국은 산업 활성화가 막 시작된 현재 자국의 애니메이션 시장규모를 1000억위안으로 추정한다. 또 3억6700여만명에 이르는 거대 청소년 소비계층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잠재시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중국방송총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6개 성과 CCTV(중앙텔레비전방송국)에서 제작한 순수국산 애니메이션은 모두 186편, 방송시간으로는 10만1900분(1700시간) 분량에 이른다. 2006년 8만분에 비하면 27%나 성장했다. 또 2003년 1만2000분과 비교해도 크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후난성(湖南省)의 애니메이션 제작량이 전국 최고를 차지했다. 광동(广东), 장쑤(江苏), 저장(浙江), 상하이(上海), 충칭(重庆) 등 성•시의 제작량도 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전국 34개 어린이관련 전문채널과 4개 애니메이션 전문채널이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과 발전에서 주요 동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이들 채널이 하루에 방송으로 내보내는 애니메이션은 8000여분(133시간)에 이른다.
특히 CCTV 어린이채널에서는 연간 6만5000여분(1083시간)의 애니메이션을 방송한다. 연간 시청자수만도 6억명 이상이다.
이 같은 제작, 거래 등 양적 성장 외에도 풍부한 방송프로그램 내용, 시청자 요구에 대한 만족도 등 질적인 면에서도 제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또 창작수준, 예술성 등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 결과 우수한 국산 애니메이션 작품들도 대량으로 쏟아졌다.
지난해 방송총국은 극본창작, 창의구상, 인물조형, 제작기량, 산업개발 등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국산 작품 33편을 추천했다. 이들 작품 시청률은 오히려 외국산 작품보다도 뛰어났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난해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급속히 성장한 배경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정부가 나서서 추진한 국가애니메이션산업기지 건설 계획에 지방정부도 막대한 관심과 지지를 보냈다.
중국정부가 나서 추진한 국가애니메이션산업기지는 전국적으로 30여개에 이른다. 사진은 항저우 고신구국가애니메이션산업단지 조성 기념식 모습이다.
이에 따라 장삼각(长三角)경제권, 화난(华南), 화베이(华北) 등 지역에는 산업집단기지들이 잇따라 세워졌다. 이들 기지만도 전국적으로 30여개에 이른다. 기지는 완벽한 서비스시설을 갖춘 데다 관련업체들도 집중돼 인재 양성, 작품 제작 등 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이들 기지를 중심으로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더욱 키워 나간다는 목표다. 또 인재 교육과 양성, 기술 연구개발과 서비스, 선도업체의 집약발전, 중소기업 육성, 국제기술 합작 등을 통해 전문 산업기지로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해 기업 5400여개, 전공학과 450여개, 전공학생 46만여명 등에 이른다.
중국정부는 애니메이션 제작 특별기금을 설립해 해마다 1400만위안 이상을 관련 작품제작, 산업발전에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05~2006년 2년동안 모두 293개 업체와 작품에 3300만위안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중국방송총국도 지난해부터 과학적인 체계와 제도를 도입해 애니메이션 제작•방송에 대한 방향, 내용, 수량, 추이, 발전상황 등을 집중 관리해 나가고 있다.
중국은 올해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을 세계 속으로 발전시킬 각오다. 사진은 애니메이션 작품 제작 모습.
그러나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도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향력 있는 창작작품, 충분한 발전자금, 우수한 인재 등이 턱없는 부족한 현실이다. 또 산업벨트 형성이 미숙한 데다 작품 질도 국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내용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이다. 제작작품도 대부분 위탁 생산된 외국산으로 실제 중국산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창작소재 결핍, 모방•중복 제작 등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아직 어린 묘목에 불과하다”며 “하루빨리 성숙한 나무로 키우기 위해 공동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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