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진이 퇴직을 하면 어떤일을 하게 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동안 고문이나 자문역 등을 맡아 그동안 얻은 경험과 지식을 전수한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새로운 경영진의 새로운 후견인으로 등장하는 셈이다.
게다기 일부는 퇴직임원들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장까지 마련하는 등 노하우 전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문, 고문역 맡아=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윤종용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상임고문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퇴직임원들에게 1∼3년 가량 고문이나 자문역을 맡기고 있다.
단순한 예우라기 보다는 이들의 현역시절 다져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삼성전자에서 무려 12년 동안 총괄대표를 이끌었던 윤 전 부회장의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도 전무 이상의 고위 임원이 퇴직할 경우 필요에 따라 1∼2년간 자문역에 위촉하고, 퇴임 당시 연봉의 50% 이상을 지급한다.
LG는 사장직 이상 퇴직임원에게 1∼2년간 고문직과 2년간의 자문역을 준다. 또 기사와 차량를 제공하고 종합건강검진도 챙겨준다.
SK는 최근 물러난 조정남 SK텔레콤 전부회장을 고문으로 선임하는 등 퇴직 CEO에게 3∼5년간 고문 등의 직책을 맡기고 있다.
이와함께 아시아나항공과 신세계 등도 1∼2년 가량 급여를 지급하거나, 고문으로 위촉하면서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취업 지원. 퇴직자 모임 마련=퇴직 임원들은 재직 당시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대부분 섭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후견인 자리 외에도 별도의 모임을 마련하고, 취업도 지원에 주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퇴직 임원들의 취업 알선을 위한 지원프로그램 운용한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을 통해 퇴직 임원들이 협럭업체에 기술·경영노하우를 지원토록 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퇴직자 모임인 자우회와 기우회의 운영경비를 보조하고 있다.
LG는 퇴직임원들을 위해 서초동 'LG클럽'이라는 공간도 두고 전현직 임원간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퇴직임원들이 사업구상과 전업 등에 고심할때도 LG클럽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가운데 LG전자는 퇴임 임원의 전직 알선이나 창업컨설팅 전문기관을 통한 창업지원을 위해 '아웃 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와 아시아나항공은 전업과 창업에 대한 지원 외에 자사제품 구입시 별도의 할인제도를 운영해 퇴직임원과의 연결고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롯데는 상임고문과 자문역에게는 각 계열사에 사무실도 제공된다. 이 기간 학자금과 건강검진 지원, 그룹 상품 구매시 할인 혜택 등은 기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퇴임 임원은 1년간 종전 급여의 50%를 받으며 항공 여행시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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