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인플레 압력 고조로 브릭스 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11일 인도 중앙은행이 전격 금리를 인상했다> |
세계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도약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도 인플레 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의 금리인상과 함께 중국이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지 1주일도 안돼 인도 역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나선 것이다.
인도 중앙은행은 11일(현지시간)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Repo Rate)를 종전의 7.75%에서 8%로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중앙은행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10.75%로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브라질은 이에 앞서 4일 0.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이번 인도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조치는 다음달 29일 정기 통화정책회의를 7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최근 인플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인도 중앙은행은 15개월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물가 상승률이 8.24%를 기록하면서 4년래 최고치에 도달하면서 금리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평가한다.
리먼브러더스를 비롯해 스탠더드 차터드와 ICICI증권 등 주요 투자기관들은 인도의 올해 물가 상승률이 9.5%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이 맞을 경우 인도의 인플레이션은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브릭스가 전세계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되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알레지안트 인터내셔널 에쿼티 펀드의 마틴 슐츠 매니저는 "브릭스를 포함한 이머징마켓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행진은 글로벌 경제 성장에 좋지 않은 징조다"라면서 "특히 미국과 유럽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된 민간 투자 규모는 1조300억달러(약 1030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90억달러 증가한 것이다.
이중 상당수의 자금이 브릭스로 들어갔다. 세계은행은 전세계적인 성장 둔화에 따라 내년에는 이머징마켓 투자 규모가 8000억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와코비아의 제이 브라이슨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브릭스는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해 비교적 견고하다"면서 "그러나 브릭스 역시 성장 둔화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7%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3.7%를 기록한 바 있다.
브릭스 국가 중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11.9%에서 9.4%로 하락하고 브라질이 5.4%에서 4.6%로, 러시아 또한 지난해 8.1% 성장한 뒤 올해 7.1%로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인도 또한 올해 경제 성장률은 7%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경우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제 성장 역시 추가로 둔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투사르 포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기준금리는 7월말 예정된 정기회의에서 다시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인도의 실세금리는 8%대를 돌파한지 오래다. 지난 9일 인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8.31%를 기록하면서 2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프루덴셜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존 프라빈 수석 투자전략가는 "인도의 인플레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면서 "중앙은행이 물가 억제에 주력하겠지만 인플레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브릭스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성장에서 긴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스탠다드차터드의 수치타 메타 이코노미스트는 "한달전만 하더라도 중앙은행들은 성장과 물가 억제 중 고민해야 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유가 급등과 함께 중앙은행들의 우선 과제는 인플레 억제가 됐다"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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