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고물가 영세상인 시름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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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8-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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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폭염과도 같은 고물가에 가정주부뿐 아니라 영세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개 7,8월은 휴가철과 맞물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값 급등으로 지난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이례적으로 5.9%를 기록했다.

고물가 추세로 가계살림에 주름살이 깊어지면서 지난 해 이맘때에 비해 재래시장과 슈퍼마켓을 찾는 가정주부들이 크게 줄고 있다. 고객감소가 덤핑판매나 수익감소로 이어져 영세 상인들이 울상이다.(관련기사 13면)


24일 서울 서대문 영천시장에서 만난 견과 상인들은 “땅콩․밤․대추 등의 도매가가 많이 올라 소비자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손님 수가 눈이 띄게 줄어 판매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


남대문 시장에서 5년 넘게 칼국수 가게를 운영 중인 조 모씨(47)는 “밀가루 값이 포대당(20kg) 만 원 이상 올랐고 다른 재료들의 가격도 폭등해 장사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전했다.

과일상을 운영 중인 김 모씨(53) 역시 “올해 과일 가격과 판매량은 경기침체로 작년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에 맞춰 판매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그만큼 올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영천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서 모씨(여․48)는 “돼지고기 산지가가 지난 해 같은 시기 1kg 당 2800~2900원 하던 것이 5000원대로 2배 가까이 올랐다. 판매 가격을 올리기는 했지만 산지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할 수가 없어 결국에는 지난 해에 비해 마진폭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도매가 및 경매가 상승과 이에 따른 고객 감소다.

편의성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무장한 대형할인마트와 백화점들 앞에 재래시장은 속절없이 주저앉아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고유가와 고도매가, 고객감소라는 '삼중고'앞에 설상가상인 셈이다. 
 

영천시장의 한 청과물 상인 박 모씨(63)는 “대형할인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진을 낮춰서라도 싸게 팔 수 밖에 없다”면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나마 있던 손님들도 발길을 끊게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다보니 어떤 때는 상인 숫자가 물건을 사려는 손님들 보다 훨씬 많은 웃지못할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대형할인마트의 경우 대량의 물량을 취급하다보니 도매가 상승이 즉각 소매가격에 반영돼 물가상승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제 살을 깎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평구에 사는 주부 박재숙씨(55)는 “평소 재래 시장보다 대형할인마트를 즐겨 찾는다”며 “재래시장이 싸지만 할인마트가 농수산물과 공산품을 함께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할인마트의 장점을 설명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17년간 어류를 취급해온 강민환씨(47)는 “수산물 경매가격이 크게 올라 소매가격을 10% 정도 올렸다”며 “손님이 지속적으로 준데다 가격을 올렸더니 매상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와 관련,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김순복 사무처장은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과일을 중심으로 추석물가는 더 오를 전망”이라며 “영세 상인도 살리고 가계 살림에 보탬이 되는 만큼 재래시장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김유경 서혜승 차현정 김영리 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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