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도심개발을 위한 추가적인 규제 완화 방침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 아래 규제 완화 시기를 가늠질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일 과천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건설경기 활성화가 중요한데 신도시만 발표한다는 일부 비판도 있다"면서 "건축경기가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재개발·재건축의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늘리기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더 무게가 실려 있지만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8·21 대책'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조합원지위양도금지 조항 폐지, 후분양제 폐지, 층고 제한 완화 등 재개발·재건축 규제 개선안이 포함됐지만 시장 반응은 무덤덤했다. 임대주택의무비율과 소형주택의무비율, 용적률 등 핵심적인 규제에 대한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소형주택의무비율은 재건축시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60% 이상 짓도록 한 것이고 임대주택의무비율은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의 25%를 임대주택으로 짓도록 강제한 규제다.
소형주택의무비율과 관련해 업계 및 전문가들은 참여정부에서 비율이 높아지기 전인 '20%'로 완화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며 1대 1 재건축인 경우에는 아예 배제하자는 의견을 제기해 왔다. 또 임대주택의무비율과 관련해서는 임대주택건설을 의무화하는 대신 채권매입 등의 다른 방법으로 환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재개발 추진에도 소형주택의무비율과 임대주택의무비율은 장애가 돼 왔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재개발사업에서는 소형주택의무비율은 80%이상, 임대주택의무비율은 늘어난 용적률의 17%이상이 적용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집값안정 없이는 규제완화도 없다"며 부동산시장이 안정되면 개발이익환수 장치를 마련한 뒤 핵심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정부가 느끼는 경기 위축 정도의 심각성이 반영된 만큼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 완화를 포함한 주택공급확대대책이 빠르면 이달 중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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