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1 지방 미분양대책'이 발표된 지 2개월이 지났지만 지방 분양권 값은 좀처럼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집계로는 지난 6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수는 모두 14만7230가구로 전달에 비해 오히려 1만9060가구(14.9%) 늘었다. 수도권에서는 미분양 주택(1만8922가구)이 전달보다 871가구 줄었지만 지방(12만8308가구)에서는 한달새 1만9931가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방 일부지역에서는 분양가를 밑도는 깡통 분양권도 속출하고 있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6ㆍ11 지방 미분양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6월 13일부터 9월 2일까지 지방 분양권 매매가는 평균 0.18% 하락했다.
◆대구 분양권 두달새 0.5%↓…하락폭 최대
지역별로는 대구가 두달만에 0.49%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대구는 6월말 기준 미분양 주택이 2만535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이어 대전(-0.26%), 경남(-0.25%) 지역의 분양권 가격도 눈에 띄게 하락했다.
대구는 수성구(-0.83%) 일대의 하락폭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이 손절매를 하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매수자가 없는 상황이다.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171㎡가 두달 동안 5750만원 하락한 6억1500만~6억4000만원선이다. 사월동 우방유쉘 112㎡(2억2900만~2억4900만원)도 같은 기간 1000만원 가격을 낮췄다.
대전은 유성구(-0.31%)와 중구(-0.27%)가 하락세를 견인했다. 경남에서는 양산시가 두달새 1.23%나 급락했다.
양산시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양산 물금지구 분양 물량으로 분양권 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 양산물금지구 신창비바패밀리 119㎡(2억2400만~2억4000만원)와 현진에버빌 122A㎡(2억3400만~2억4600만원)가 각각 800만원과 600만원씩 하락했다.
◆깡통 분양권도 속출…충북이 최다
분양가보다 싼 깡통 분양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전체 분양권 물량의 23.38%인 3599가구가 분양가 이하로 시세가 형성돼 있어 깡통 분양권 비중이 가장 높다.
청주시 사직동 푸르지오캐슬 110㎡는 시세가 2억850만원선으로 기준층 분양가(2억4400만원)보다 3550만원 낮다.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터라 자금부담이 커 분양가 이하로 나오는 매물이 많다.
대구도 전체 분양권 3만2901가구 중 14.9%인 4092가구의 시세가 분양가를 밑돈다. 특히 고가 분양권이 밀집된 달서구와 수성구에서 깡통 분양권이 속출하고 있다.
달서구 상인동 화성파크드림은 192㎡의 기준층 분양가는 5억4670만원이지만 평균 시세는 4억7000만원선으로 무려 7670만원이 하락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9ㆍ1세제개편안에 따라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인 3년 보유 2년 거주가 지방까지 확대 시행되면 거래가 더욱 위축돼 지방 분양권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