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최대 변수로 꼽히는 파벌 담합 양상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9개 파벌 가운데 아소 다로(麻生太郞) 간사장이 이끄는 아소파를 제외한 8개 파벌이 후쿠다 지지를 전격 선언하며 지지율 1위를 달려 초반 우세를 보였던 아소 간사장을 패배로 이끌었다.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가 파벌 담합을 통해 총리로 기용됐다는 점에서도 당시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사진설명: 자민당 총재 선출을 앞두고 파발 담합 양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지난해 총재 후보로 나선 아소 다로(왼쪽)와 후쿠다 야스오의 유세 사진> |
이는 의원수 88명의 당내 최대 파벌이자 모리 요시로(森喜朗),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 이어 후쿠다 총리까지 4차례 연속 총리를 배출한 마치무라(町村)파 내에서 "이번에는 후보를 내면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큰 것이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전 총리에 이어 후쿠다 총리까지 임기를 채 1년도 채우지 않은 채 중도 퇴진하면서 '무책임'에 대한 비판이 최고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최대 실력자인 모리 전 총리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분간 지켜볼 것"이라고 마치무라파에서의 후보 추천은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는 역으로 아소 간사장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의사로 분석됐다.
실제 모리 전 총리는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전 간사장이 "개혁파 가운데 누군가가 출마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아소 간사장에 맞설 후보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방위상 지원 행보를 가속화하자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동 대표로서 고이케를 미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제동을 걸었다.
차기 권력구도와 입지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운 다른 계파들은 섣불리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특정 후보로 대세가 기울어질 경우에는 해당 후보에 대한 각 파벌들의 적극적인 구애작전이 두드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파벌내 결속이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의원내각제라는 제도의 특성상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파벌간 담합이 재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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