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위기설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과 더불어 정부가 위기설 차단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 폭등세가 진정되는 양상이다.
◇ "외환 시장 투매 주춤 ..하락 기조는 시기상조"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의 전방위 노력으로 원화 투매 현상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의 만기가 집중되는 9~10일 이전에는 환율의 혼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주에 위기설이 기우로 판명난 이후 환율이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무역수지 적자와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외국인의 주식매도세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장기적인 하락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증선위원은 "채권 만기가 집중된 오는 10일을 기점으로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도 진정될 것으로 본다"며 낙관론을 제시했다.
권 위원은 이어 "7월 중순부터 국제유가가 많이 하락해 그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효과가 9월부터 가시화되고, 4분기부터는 수출이 크게 늘면서 무역수지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해외펀드 투자도 줄어드는 추세여서 외화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10일이 지나면 이러한 요인들이 반영되면서 환율이 펀더멘털에 입각한 정상 흐름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홍승모 차장은 "위기설의 근거가 취약하다는 점을 다수가 공감하는 상황에서 막연한 불안감으로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에 위기설은 가라앉을 수 밖에 없다"며 "환율의 안정 여부는 해외증시의 회복 여부와 함께 자산운용사와 역외세력의 움직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당분간은 혼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보유 채권 5조7천억원 가량의 만기가 몰려있는 9~10일을 무사히 넘기기 전까지는 달러화 매도세가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역외세력의 움직임에 따라 환율이 급등락하고 있어 11일 전 까지는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악재의 위력을 확인한 후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무역적자 등으로 환율의 하락세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 주식시장 11일 쿼드러플 위칭데이 이후가 고비
'9월 위기설' 등으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는 다음주에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외국인들의 채권 만기가 오는 10일 집중돼 있는 데다 이튿날인 11일이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주식 선물 및 옵션 만기일이 겹쳐 네마리 마녀가 심술을 부린다는 쿼드러플위칭데이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일 기준으로 매수차익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인 9조5천억원을 웃돌아 만기일 청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9조여원의 매수차익잔고 가운데는 허수도 상당히 많지만 이 가운데 1조5천억원 정도를 만기일 청산가능 물량으로 본다"면서 "과거 만기일에는 최대 청산물량이 약 1조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만기일 청산에 따른 시장의 충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만기일에 이론적으로 청산 가능한 매수차익잔고는 약 3조원 정도"로 전망했다.
허 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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