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 전년대비 가계지출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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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2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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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급등한 물가로 가구당 지출이 전년대비 2배(총 10조원)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항목별로는 국제유가와 곡물가의 급등에 따라 교통비, 식료품비 등의 추가 부담이 컸고 대학 등록금 인상 등으로 교육비 추가지출도 적지않았다.

물가상승에 따른 지출이 컸다는 것은 가계가 실질적으로 소비를 그다지 늘리지 않았는데도 가격이 오르면서 자동으로 지출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그만큼 가계의 소비여력이 줄어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 상반기 인플레이션 비용..가구당 57만원
16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가계의 국내소비지출(전체 국내소비지출- 비거주자 국내소비지출)은 올해 상반기 241조91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조9천891억원(8.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질 증가율 3.8%에 해당하는 8조4천370억원을 제외한 9조5천520억원이 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지출이다.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수인 1천667만3천162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가구당 57만원3천원으로 계산됐다. 1년전과 똑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했더라도 가구당 57만원을 더 부담한 셈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물가 상승에 따른 추가지출은 2001년 8조2천450억원에서 2002년 4조3천253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2003년 6조5천964억원, 2004년 5조5천969억원, 2005년 6조6천422억원, 2006년 4조8천451억원, 지난해 5조1천600억원 등 5조~6조원대에 머물다 올해 9조5천억원대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해외지출에서도 인플레이션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

해외지출(거주자 국외소비지출)까지 더한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은 지난해 상반기 231조5천58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49조5천956억원으로 18조369억원(7.8%)이 증가했다. 실질 증가율 2.9%에 해당하는 6조7천152억원을 제외한 11조3천217억원이 인플레이션 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구당 68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 고유가 관련 항목 `직격탄'..교육비도 급등
한은이 집계하는 12개 소비지출 항목 중에서는 교통비와 전.월세.주거광열비, 식료품.비주류음료비가 물가상승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통비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2조9천281억원(11.4%)이 증가했는데 실질 증가율은 3.3%에 불과했다. 실질 증가분 8천442억원을 제외한 2조839억원이 물가 상승에 따른 지출이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비도 2조7천887억원 증가했는데 실질 증가액은 8천957억원이고, 나머지 1조8천930억원이 가격 상승분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월세.수도광열비도 3조4천880억원의 추가 지출이 생겼는데 이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2조2천805억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지출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름값과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교통비와 식료품비가 많이 올랐다"며 "주거비에 해당하는 임료.수도광열비에서는 전셋값 등 임대료가 오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종 등록금 인상으로 교육비도 인상폭이 컸다. 교육비의 실질 증가액은 2천640억원(1.9%)에 불과했지만 전체 지출 증가액은 1조2천567억원(9.1%)에 달했다. 등록금 인상으로 9천927억원의 추가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의류.신발비는 전체 지출증가액 4천563억원의 절반인 2천741억원, 의료.보건은 1조612억원 중 3천547억원, 음식.숙박비는 1조419억원 가운데 66%인 6천920억원이 각각 물가상승 분이었다.

가계시설.운영비의 경우, 실질 소비는 1천104억원 줄었지만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전체 명목지출액은 3천216억원 증가했다. 반면 통신비는 실질 소비가 9천81억원 급증했지만 가격이 내리면서 명목 지출액은 그보다 작은 7천133억이 늘었다.

◇ 감세 효과 모두 상쇄
이처럼 가계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진 것은 국제 원자재가 인상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겹치면서 국내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격요인을 제외한 실질 기준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 상반기에 3.8%로 지난해 같은 기간(4.0%)에 비해 낮아졌지만 가격을 반영한 명목 기준 증가율은 올해 8.1%로 작년의 6.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대내외적인 여건의 악화로 가계의 소비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지출부담은 가파르게 커지는 악순환인 것이다. 이는 결국 삶의 질(質)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당분간 5%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상반기에 못지 않은 대규모 추가지출이 불가피해 연간으로는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대적인 감세로 올해 1조9천억원, 내년 6조2천억원, 일시적 세수감소 5조1천억원 등 내년까지 총 14조2천350억원의 감세 효과가 발생하더라도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감세로 가처분소득 확대→소비촉진→내수확대→경기상승 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고물가로 인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고물가로 지출이 늘어나더라도 부가가치는 그만큼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소비지출의 명목 증가율이 8%대라고 하더라도 실질 증가율이 2~3%대라는 것은 극심한 내수부진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실장은 "고유가의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세금 인하로 그 충격을 감내하기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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