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대출심사 강화로 불가피하게 제2금융권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가계의 비은행권 채무액이 1년새 38조원 증가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가구당 비은행 채무는 1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권(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신용카드사 등)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서민가계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가계신용(대출+외상구매)은 660조3060억원으로 1년 전(596조4407억원)보다 10.7% 늘었다.
이중 예금은행 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채무는 283조335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45조6120억원보다 15.4%인 37조7239억원이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6월말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02년 이후 6년만에 가장 높고 증가 액수로는 사상 최대다.
비은행권을 분야별로 보면, 신협.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 신용협동기구 대출은 108조8855억원으로 1년 전(92조9231억원)보다 17.2% 늘었다.
이 증가율은 6월말 기준으로 2004년 23.2% 이후 최고치다. 2005년에는 16.1%, 2006년에는 9.3%, 2007년에는 15.5%의 비율로 늘어났다.
카드사, 백화점 등으로부터의 판매신용(외상구매)은 6월말 현재 37조4112억원으로 1년 전(31조7173억원)보다 18.0% 증가해 2002년의 39.2%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 분야의 증가율도 2005년 4.3%, 2006년 13.9%, 2007년 10.0% 등에 이어 올해에는 2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랐다.
전체 가계신용에서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말 현재 42.9%로 전년동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해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말 현재 비은행권 가계신용액을 통계청의 추계 가구수(1667만3162가구)로 나눌 경우, 가구당 1699만원으로 계산됐다.
은행권 가계 대출도 지난 6월말 현재 376조9701억원으로 1년 전의 350조8287억원보다 7.5%인 26조1414억원이 늘어났지만 비은행권에 비해 증가율은 절반 수준이며, 증가액 자체도 훨씬 적다.
한은 금융통계팀 관계자는 "예금은행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엄격하게 기준을 적용하다보니 2금융권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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