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신용위기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신용폭풍이 다시 한번 글로벌 증시를 휩쓸었다.
29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사상 최대폭으로 폭락했으며 S&P500지수가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아시아증시 역시 신용폭풍으로 비상이 걸렸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장후반 낙폭을 만회했지만 약세를 지속해 8.30포인트 하락한 1448.06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5.28포인트 빠진 440.77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일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닛케이지수가 4%가 넘게 하락한 가운데 대만 가권지수가 200포인트가 넘게 빠졌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다.
싱가포르증시와 베트남, 인도, 태국증시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사진=30일 미국 증시 대 폭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탄탄한 지력을 보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30p 0.57% 하락한 1448.06을 코스닥 지수는 5.28p 1.18%% 내린 440.77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이 1일 증시변동을 나타낸 그래프를 보고 있는 모습 |
블룸버그 통신은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주도로 마련한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는 가정 하에서도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면서 하원에서 아예 부결됐다는 소식은 그나마 마지막 보루마저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의 신뢰에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앞으로 6개월은 매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아시아증시가 장중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출현하고 있다.
구제금융법안 수정안이 이르면 이번 주중 재상정돼 처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됐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럽중앙은행(ECB) 등 9개 중앙은행과 달러 유동성 공급 해소를 위한 공조체제를 강화하기로 나선 것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연준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스왑 한도를 기존 2900억달러에서 6200억달러로 대폭 확대했다.
아시아 각국이 미 의회에 구제금융법의 조속한 승인을 촉구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밝힌 것도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보유고를 필요한 만큼 투입해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전세계가 공조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구제금융법안 승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널드 창 홍콩 행정장관은 "아시아 금융위기를 통해 10년간 상당한 경험을 쌓았다"면서 "적절한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를 비롯해 주요 외신은 빠르면 2일 하원 의원들이 법안을 다시 논의해 이르면 이번주 안에 재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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