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신용폭풍에 글로벌 연금펀드들이 떨고 있다. 헤지펀드와 구조화 상품 등 이른바 '독성 자산'(toxic assets)에 투자한 연금펀드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시름에 젖어 있는 것이다.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미국 연금펀드들이 보유한 독성 자산은 수십억달러에 이르며 이는 고스란히 손실이 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비롯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구조화 상품과 관련 전세계적으로 9450억달러(약 1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민간 기관의 추정치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미국 최대 연금펀드 캘퍼스 로고. |
시장조사기관 크리에이트 리서치의 아민 라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연금펀드 자산 15조달러 중 8%가 구조화상품으로 이뤄졌다"면서 "올해 연금펀드가 보유한 독성 자산은 최대 7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멘마크를 비로샣 독일과 프랑스 일본, 미국 등 주요국 연금펀드가 보유한 독성 자산이 4000억~7000억달러로 추정된다"면서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일부 현지 펀드들에게는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영국 연금펀드가 상대적으로 독성 자산에 대한 노출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빗 노그로브 영국 연금규제위원회 회장은 "조사에 따르면 영국은 상대적으로 독성 자산에 대한 노출이 제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는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스위스의 유명 자문사인 밀레니엄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수다 창업자는 "연금펀드들과 민간 금융기관이 투자은행을 비롯해 금융기관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나 이미 상당수 금융기관이 문을 닫거나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부다비 상업은행은 모간스탠리와 BNY 멜런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미 캘리포니아와 뉴욕 연금펀드를 중심으로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 연금펀드인 캘리포니아 공공근로자연금(캘퍼스)는 구조화 상품 투자와 함께 지난 1년간 증시 폭락으로 670억달러의 손해를 입었다. 이같은 손실액은 캘퍼스 자산 중 25%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난해 중순 이후 미국 연금펀드 전체가 입은 손실은 2조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자산의 28%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CNN머니는 연금펀드의 손실을 감안할 때 미국의 은퇴자들이 매달 손에 쥘 수 있는 연금이 3분의1로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러다임자산운용의 그레고리 페이 대표는 "채무 충족을 위해 연금펀드들이 단기 청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많은 펀드들이 자산부채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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