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비상시국..수출 최대관심사"
"은행, 정작 필요할때 안면 바꾸는 경우 많아"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4일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 어려울 때, 어떻게 보면 비상시국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진흥확대회의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미국에 이어 중국과 일본과도 통화스와프를 하게 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외화유동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보고 이제는 완전히 실물경제"라면서 "그 중에서도 수출이 가장 큰 국민적 관심사이고, 이게 내년도 경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에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몇 나라 가운데 하나로, 수출이 우리 경제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수출업자들이 시장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 내년에도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부가 하느라고 하지만 일선 창구에 가면 정부가 하고자 하는 대로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본다"면서 "과거에 경험해 보니까 정부가 뭘 해 준다, 돈을 푼다 발표하고 은행에서 어떻게 한다고 해도 창구에 가 보면 아주 냉정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어려울 때는 은행이 더욱 냉랭해 진다. 돈이 필요 없을 때는 갖다 쓰라고 하는데 정작 필요할 때는 안면을 바꾸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지적했다.
이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위기 발생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부터 먼저 중단하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잘못된 관행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출을 하고 만기연장을 해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내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정부가 어제 내수경기 진작대책을 신속하게 내놨다. 역사상 그렇게 많은 예산을 내수에 투입한 바가 없다"면서 "세계 모든 나라가 보기드문 일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느 나라보다 앞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SLS조선 이국철 회장에게 "조선 주문 물량이 떨어졌다면서요"라며 관심을 표명한 뒤 "앞으로 2-3년 후면 세계경제가 나아질 것이다. 그 때까지 일을 하면 조선시장도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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