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4일(현지시간) 뉴햄프셔의 산골마을인 딕스빌 노치를 필두로 본격 시작된 가운데, 미국 전 지역의 투표가 끝나기 전에 출구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이날 2004년 대통령 선거때 출구조사에 바탕을 둔 잘못된 예측으로 인해 망신을 산 경험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일부 매체는 조기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해당 매체로 CBS와 온라인 잡지인 슬레이트를 지목했다.
이 신문은 CBS 뉴스의 수석 부사장인 폴 프리드먼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든 간에 누구라도 먼저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최소 선거인단 수를 확보하게 되면, 그 시각이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는 물론 뉴욕주와 로드 아일랜드주에서 투표가 완료되기 전에라도 기존 데이터와 출구조사 샘플을 바탕으로 한 '예상'을 발표할 것이며 발표는 동부시간 기준으로 빠르면 오후 8시(한국시간 5일 오전 10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리드먼은 이어 "버지니아는 오후 7시, 인디애나는 오후 8시 이전,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는 오후 8시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결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게 되면 그 내용을 숨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슬레이트의 편집장인 데이비드 플로츠도 NYT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바마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기는 상황이 되면 오후 8시와 9시 사이에 예상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각 지역별 시차가 큰 탓에 투표가 모두 완료되기 이전에 출구조사 결과가 보도될 경우 전체 투표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이 끼쳐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 2004년 미 대선 출구조사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으나 이와는 달리 개표결과, 상대후보인 조지 부시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출구조사가 도마위에 오른 바 있다.
NYT는 1980년 대선 당시 로널드 레이건 후보의 승리를 알리는 동부지역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런 보도가 채 투표가 완료되지 않았던 캘리포니아의 투표율을 2% 하락시켰다고 전했다.
때문에 CBS와 슬레이트 이외에 미국의 대부분 유력 매체들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조심스런 입장이다.
ABC뉴스의 고위층인 댄 머클은 "조심스럽게 보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개표 결과,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인 매직넘버 270을 돌파하는 후보가 생길 경우 여타 주(洲)에서 투표가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그 결과 발표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NYT는 전망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2004년의 경우 케리 후보가 앞선다는 조기 출구조사 결과가 슬레이트 등의 일부 웹사이트를 통해 투표 당일에 흘러나갔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NBC와 ABC, CBS, 팍스, CNN, AP통신 등은 오후 5시 이전에는 관련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협조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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