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FTA 재협상 거론할 자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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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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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과 농민을 팔아먹는 참여정부 노무현은 물러나라’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시작한 2005년 5월부터 추가협상이 타결된 지난해 6월 29까지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던 플래카드 구호이다.

이런 분위기가 사라진지 1년여 지난 2008년11월 정기 국회에서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참여 정부에서 협상을 마무리 짓고 국회 비준을 기다리던 한미 FTA가 갑자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지난5일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발단이 됐다.

오바마 당선자는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로 결정되기 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미FTA를 '결함 있는 FTA'라며 재협상을 요구한 바 있다. 후보 수락 이후에도 공식석상에서 '현명한 협상'이 아니라고 공개 비판하면서 우리도 국회에서 여야 비준을 놓고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면서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 내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한미 FTA 농어민 피해보전 대책과 함께 향후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한 농어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1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공청회 이후 비준 안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을 밝힌 반면, 야당은 한나라당이 단독 상정할 경우 실력 저지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야의 상반된 입장에서 주장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한미 FTA협상은 자신들이 여당일 때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익 차원에서 강행 처리한 후 국회비준 과정에서 극명하게 반대하고 나서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민주당이 여당일 때 대책을 마련하고 협상을 마쳤다면 지금에 와서 선 대안 후 처리는 필요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의 반대는 자기 부정이 아닐 수 없다.

 여야가 걱정하는 것은 한미FTA가 우리 경제에 악이 될까봐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분야 대한 연구 자료가 없어 딱히 뭐라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과는 앞으로 10년 후가 될지 그 이전에 나타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미 FTA 협상은 양국이 3년여에 거쳐 마무리한 것으로 미국도 우리도 쉽게 재 논의할 수 없는 외교적 문제이다. 미국 대통령이 새로 선출됐다고 해서 협상 내용을 전면 수정하거나 재협상을 하려 든다면 미국 정부 스스로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해 외교적 체면을 상하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미국은 우리가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재협상 요구하지 못한 배경 등을 헤아리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미 타결된 한미FTA의 내용에 중대한 하자가 없는 한 한국과 미국 모두 비준동의 결의를 더 이상 늦출 이유는 없다고 본다.

또 우리가 먼저 한미FTA 비준 안을 국회에서 통과 시킨다고 해서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먼저 국회 비준 동의안을 처리함으로써 미국이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을 제안해 올 때 이를 단호히 거절할 수 있는 빌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더나가 만에 하나 재협상이나 추가 협상을 한다면 양보한 만큼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국제 협상을 무력이 아닌 국제적 룰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이나 우리 정치권은 더 이상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리지 말고 경험과 국제적 룰을 따르는 성숙된 모습으로 이 문제를 접근해서 풀어야 할 것이다. 

    정경부 양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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