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파워인컴펀드의 원금 손실분에 대해 판매 은행인 우리은행이 손실 금액의 50%를 배상하라는 금융당국의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은 현재 우리파워인컴펀드 투자자들이 법원을 통해 진행 중인 단체소송은 물론 다른 펀드 상품의 불완전 판매 논란에 대해서도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우리은행 측에 불완전 판매 책임이 있다고 보고 손해 배상 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펀드 가입 경험이 없는 고객에게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설명서를 제공하지 않았고 해당 상품이 원금 보장이 되는 예금으로 오해하게 만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고객을 대상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은 대한민국 국채의 부도 확률 수준으로 0.02% 정도'라는 식으로 상품 가입을 권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금감원은 고객이 '투자신탁상품 가입고객 확인서'에 서명했고 거래통장에 해당 상품이 파생상품이라는 점이 명시돼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은행 측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정준택 금감원 분쟁조정총괄팀장은 "조정위는 자율조정기구로 강제력이 없다"며 "우리은행 측이 이번 결정을 수용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같지만 불복할 경우 소송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금융회사는 펀드 판매시 고객에게 투자설명서를 반드시 제공하고 주요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며 "거래 고객도 투자설명서나 약관 등을 꼼꼼히 읽어 보는 등 서명 전 내용을 자세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구체적인 조정안을 보내오면 검토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CS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등 우리은행 계열사를 통해 판매된 우리파워인컴펀드 1·2호는 분기마다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1700억원 이상이 팔려나갔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 기초자산인 장외파생상품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해 대표적인 불완전 판매 사례로 논란을 빚어왔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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