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치러진 미국 대선과 상.하 양원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뒤 미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폐지하고 새로운 규제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터 루켄 CFTC 위원장은 1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 선물산업협회(FIA) 박람회에 참석해 "미국은 현재의 낡은 금융 감독 체계를 폐지하고 보다 뚜렷한 목표를 지닌 새 감독 기관들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CFTC와 SEC를 폐지하는 대신 각각 금융 시스템 위기 점검, 시장 건전성 감독, 투자자 보호 업무를 담당할 세 개의 감독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켄 위원장의 구상대로 금융 감독 체계가 재정립될 경우 시스템 위기 점검 기관은 금융 시스템 전반을 관장하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다가올 수 있는 위기(black swan)에 대비해 예방책을 세우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또 시장 건전성 감독 기관은 외환 시장과 투자은행 및 상업은행을 아우르는 주요 금융기관들의 안전성과 자산 건전성을 감독하게 되며, 투자자 보호 기관은 금융 시장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를 감독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루켄 위원장의 제안은 지난 3월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내놓은 금융 감독 체계 혁신 방안과 유사한 것이다. 폴슨 장관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정점으로 하는 금융 감독 체계를 확립한 뒤, FRB에 금융시장 전반을 관장할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CFTC와 SEC의 권한은 축소한다는 구상을 밝혔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FRB에 권한을 집중시킬 경우 감독기관간 견제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루켄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SEC 측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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