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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글로벌 경제, 극약처방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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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2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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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전세계 주요국들의 '경제 살리기'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이 대통령 직속 경제회복위원회를 설립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380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중국 역시 11년래 최대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오바마, 경제회복 자문위원회 설립...볼커 의장 내정=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주 들어 사흘째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팀 인선 내용과 함께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대통령 직속 경제회복 자문위원회(ERAB)를 만들고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위원회 의장으로 내정했다. 

   
 
사진: 2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학 교수를 ERAB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대선 캠프에서 핵심적인 경제 자문역할을 수행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학 교수를 ERAB의 사무국장으로 지명하는 등 위기에 빠진 경제를 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오바마가 만든 ERAB는 지난 1956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만들었던 대외정보 자문위원회(FIAB)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 볼커 의장 내정자는 1980년대 초 연준 의장 재임시 미국의 인플레를 잡는데 기여했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지표는 경기침체가 여전히 악화일로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공개된 10월 소비지출은 1% 감소해 7년래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지난달 내구재 주문 역시 2년래 최대인 6.2%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고용시장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신청건수는 52만9000명을 기록했으며 4주평균은 51만8000명을 기록해 1983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EU 2000억유로 경기부양책 발표=유럽연합(EU)은 2000억유로(약 38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침내 공개했다. EU는 향후 2년간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계획이다.

EU 집행위원회가 결정한 이번 경기부양책 규모는 27개 회원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기부양책 실시를 각 회원국이 부담할 액수는 1700억유로로 추정된다. 이날 공개된 경기부양책은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것으로 호세 마누엘 EU 집행위원장은 "현재는 전례없는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과감한 정책을 통해 유럽 경제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위원회는 재정적자 건전성을 GDP 대비 적자 3% 이내의 엄격한 적용을 유예하겠다고 밝히고 실업수당 확대와 부가가치세 인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EU가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유로존 경제가 지난 2분기 0.2%의 역성장을 한데다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면서 기술적으로 침체에 빠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하고 있다.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구역인 독일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이 유로존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는 평가다.

그러나 EU에 대해 신용위기의 근원지인 미국에 비해 상황 대처에 미숙했다는 비난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개별 회원국 입장에 따라 금융위기 사태에 대한 대응이 다르를 수 밖에 없다는 사실과 함께 이번 경기부양책이 내달 정상회의에서 최종 결정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또 스페인, 아일랜드 프랑스처럼 이미 재정건전성 기준을 초과했거나 초과할 가능성이 큰 국가는 2년 뒤에 재정적자를 다시 GDP 3% 이내로 끌어내려야 하고 이미 자체적인 경기부양안을 공개한 영국과 독일, 프랑스가 EU 전체 움직임에 공조해야 한다는 사실도 경기부양안 시행을 더디게 할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中 11년래 최대폭 금리인하=글로벌 경기부양을 위한 움직임은 '아시아의 용' 중국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27일부터 대출과 예금 기준금리를 각각 1.08%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날 금리인하폭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0월 이래 최대폭으로 중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올들어 4번째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앞서 3회에 걸친 인하폭을 합친 것보다 큰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에 대해 최근 상황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발 신용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고성장을 지속하던 중국 역시 경착륙 우려가 가중됨에 따라 극약처방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특히 경제성장과 함께 거품 붕괴가 우려됐던 중국 부동산시장의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하지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리인하는 예견됐던 것"이라면서 "아으로 경제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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