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화점, 불황에 세일 ‘미끼’로 재고 땡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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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1-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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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5일 앞당겨 시작한 백화점 송년세일 첫 주말, 한산한 브랜드 매장과는 대조적으로 백화점 매대의 이른바 ‘땡처리’ 매장은 불황에 지갑 얇아진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재고품을 싼값에 파는 이른바 땡처리가 유행이다. 급기야  ‘반값 세일’까지 등장했다. 셔츠가 2만원 이하에 팔리기도 했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특히 이번 세일에서 백화점들은 그간 팔지 못한 겨울 의류 재고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특가를 내세운 기획 상품과 이월상품 물량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시도 때도 없는 백화점의 세일과 할인행사.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신상품은 몇 안 되고 재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기획, 이월 상품이 대부분이다.

한정 물량으로 나오는 기획 상품은 정품보다 절반 이상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자극하고 다른 제품의 소비를 유도한다. 일종의 ‘미끼상품’인 셈이다.

문제는 기획전에서 파는 상품들은 저단가로 주문 제작되기 때문에 소재나 바느질 등 가공 품질이 정상제품에 비해 떨어 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전단이나 가격표에는 ‘기획 상품’이라고 표기하는 사례가 드물어 기획 상품인지 이월된 재고상품인지 소비자는 구분할 수가 없다.

사흘 걸러 세일을 하다 보니 소비자들은 “도대체 정상가가 얼마인지 알기 어렵다”며 “오히려 제값 주고 사면 손해 보는 기분이다”라고 반문한다.

불황에 백화점과 의류 업체들은 매출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연중무휴’ 세일을 이어가며 저가 기획 상품과 이월상품들로 '박리다매'를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잦은 세일로 당장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소비자, 생산자, 유통업체 모두에게 '독' 이 될 수도 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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