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정부는 36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감세안을 발표했다. 입법부 의회 의원들이 세제 개정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경기침체의 여파로 마잉주 총통의 인기가 시들고 있다. 선거 직후 80%에 육박했던 지지도는 지난달 34%까지 하락했다. |
경기 침체로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마잉주 타이완 정부가 감세카드로 위기 타개에 나섰다.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이번 감세안을 통해 약 360만 가구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 세금 납부 기간에는 각 가정이 최소 3000대만달러에서 4만 대만달러 사이의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예산 수정안이 통과되면 미혼자의 표준 공제액은 4만6000 대만달러에서 6만 대만달러로 증가하며 자녀가 없는 2인 가정은 매년 3만 대만달러를 아낄 수 있다. 대학생자녀 2명을 둔 4인가구 는 1년에 최대 3만8000 대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4개 항목에 대한 공제액 증가로 매년 세수 손실이 154억 대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 종합소득세의 면세액, 표준 공제액, 소득세 등은 1997년에 제정된 후 단 한차례도 개정된 적이 없다.
일단 타이완 국민들은 정부의 감세 정책을 환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감세안 등장 배경을 의심하거나 감세 정책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입법위원회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 감세안이 발표된 것을 놓고 그 등장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페이홍타이(費鴻泰)위원은 " 감세안 발표 시점이 너무 민감해 마정부의 진정한 의도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타이완 반도체 업체인 TSM의 짱총모 회장은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상도와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공상시보는 지난달 26일 논평을 통해 "부유층이 이번 감세안을 통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면세 혜택을 누리게 돼 형평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감세정책과 경기침체 해소 간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신중하게 사실 분석 해봐야한다”고 보도했다.
공상시보는 "지난 5월 미국정부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에 대응하기위해 1100억달러에 달하는 감세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수요측면에 착안한 경기대응조치인 일시적 감세는 최근 타이완 기업계에서 원하는 장기적 감세 조치와는 본질 상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타이완의 영업소득세는 25%로 아시아에서 일본(40%) 중국(33%) 한국(27.4%)보다 낮고 싱가폴(20%) 홍콩(17.5%) 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매년 기업에게 약 1200억 대만달러의 세금을 면제해 준다면 타이완 국내 기업의 영업소득 실질 세율은 약10%가 되어 그 어느 국가 보다 낮은 수준이 된다.
간접세율을 비교해 봐도 타이완 유류세와 각종 부가가치세는 일본, 싱가폴, 한국, 홍콩 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류 제품의 평균 가격은 이들 국가의 약 2/3다.
타이완 방송국 TVBS가 지난달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 총통의 지지도는 34%에 불과했다. 각종 경기지표들의 하락행진으로 지난 5월 집권 이후 마총통의 지지도는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타이완 정부는 지난 20일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02% 하락했고 2008년 성장률 전망을 1.87%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마잉주 정부의 올해 목표 성장률은 4.3%였다.
롄허빠오(聯合報)는 "타이완 예산과 통계 담당 기관인 주계처(主計處)가 올 성장률 전망을 기존 4.3%에서 7년래 가장 낮은 1.87%로조정하고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성장률이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충격으로 타이완의 내년 성장률 역시 기존의 5.08%에서 2.12%로 하향 조정됐다.
스수메이(石素梅) 타이완 주계처장은 "올 3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의 성장률이 각각 -1.02%, -1.73%, -0.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률이 지속되는 상태를 경기침체로 정의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기준에 따르면 대만 경제는 침체 상황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3분기와 4분기 민간소비도 각각 -1.79%, -1.86%로 예상되는 가운데 2008년 민간소비 성장률이 -0.3%로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스 주계장은 타이완 국내 경기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에 공감을 표하며 만약 행정원의 4년간 5천억 대만달러(약 22조6천650억 원)을 투자하는 경기부양책이 없다면 2009년이 타이완 경제성장률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중순 타이완 정부는 국내 소비 진작을 위한 쿠폰제도를 도입했었다. 타이완 커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일본이 지난 1999년 시행했던 것과 유사한 제도로 류자오쉬안(劉兆玄) 행정원장이 경기부양책 마련을 위해 소집한 각료회의에서 논의됐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