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무역이 위탁경영에 나선 부산의 향토주 ‘천연약속’이 전통주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백세주(국순당) 산사춘(배상면주가)이 독점해온 전통주시장에 천년약속까지 가세해 삼파전이 예상된다.
위스키 수입 업체인 수석무역은 지난달 25일 전통주 업체 '천년약속'에 30억 원을 투자하며 위탁경영을 맡아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했다.
김일주 천년약속 신임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천년약속은 부산 지역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전국을 무대로 하는 술로 거듭나 내년에 업계 2위를 노리겠다”며 “이달부터 천년약속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경쟁제품인 백세주와 같은 수준으로 낮추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15일부터 천년약속 375㎖ 출고가를 기존 2290원에서 2222원으로 77원 인하한다. 전통주 업계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백세주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이와 함께 20병씩 포장되던 박스 단위를 12병 단위로 바꿔 주문과 유통 과정의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김 대표는 “그동안 운영해온 대리점 중심 영업활동을 접고 종합주류도매장 중심 유통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수석무역이 거래중인 전국 860여개 주류도매상에 천년약속이 공급되면 단기간에 압축 성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에 매출 120억 원, 2010년 매출 200억 원을 달성하고, 2011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00억 원 시대를 열어 업계 2위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천년약속은 2005년 APEC 정상회의 공식 건배주로 선정된 후 돌풍을 일으키며 주류업계 다크호스로 급부상했지만, 전통주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반적인 마케팅 및 영업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2007년부터 경영난을 겪어 왔다.
업계에서는 수석무역이 무너져 가던 천년약속을 전통주 시장의 강자로 육성하겠다고 나선 궁극적인 목표가 종합주류회사로 변신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대표는 "천년약속이 위스키 주조 면허와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내년 말께 우리가 자체 개발해 놓은 위스키 2종을 직접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수석무역은 위스키 J&B·딤플이나 와인 등을 수입 판매해 왔지만 국내에 제조시설은 없었다.
수석무역은 기존 위스키. 포도주. 맥주 수입, 판매 사업과 함께 천년약속을 통해 전통주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직접 위스키 제조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경우 종합 주류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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