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재료 소진ㆍ경기침체 가속 악재작용
경기방어주 중심 보수적 매매전략 구사
12월 반등장을 이끌었던 정책 재료가 대부분 소진되면서 이달 마지막 주 증시가 1100선 아래로 떨어진 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체 거래일수인 나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락하며 1180선에서 1110선으로 조정을 받았다. 배당 기준일인 26일조차 배당이익을 노린 매수세를 찾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약세장이 내년 1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각국이 정책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이달 중반까지 지수가 모처럼 반등했지만 내년 1월은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이익 악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1월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첫 거래일인 29일 증시는 배당락을 고려할 때 1100선이 붕괴된 채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반등장을 이끌었던 재료 대부분이 내년초부터 소진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미리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증시가 실물지표를 이겨내고 올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연말 배당도 모두 정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1월 효과보다는 변동성 확대로 인한 하향조정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세계적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물경기 위축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이 가파르게 하향조정되면서 단기적으로 경기호전 모멘텀을 찾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
각국 경기부양 정책이 경제 기초체력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한동안 약세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IMF(국제통화기금)는 내년 선진국 경제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국가 경기도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강할 우려가 있다.
최재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이머징국가 동반침체로 국내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진 2%대 경제성장을 예상하고 있지만 대외여건이 더 나빠진다면 1%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경기하강 가속화가 예상되는 만큼 내년 1월 증시에선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매매에 나서는 게 유리해 보인다. 실제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0년 IT버블 붕괴, 2003년 카드대란에 걸친 세 차례 경기둔화 국면에서 경기방어 업종인 통신서비스와 음식료, 보험, 의약품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특히 최근 달러약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를 보이고 있어 환율과 업종지수가 반비례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원ㆍ달러 환율이 떨어질수록 주가가 올랐던 업종은 에너지와 필수소비재, IT 순으로 집계됐다"며 "반면 금융과 소재는 가장 매력이 떨어지는 업종였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되는 금융이나 소재 섹터 경우에는 경제위기를 오히려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대장주 위주로 매매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진영ㆍ서혜승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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