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상수지가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월보다 절반 이상 축소됐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20억6000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이 흑자 폭은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 10월 47억5000만 달러보다는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올해 1~11월 경상수지 누적적자는 71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흑자기조가 이어지기는 했으나 세계경기 침체의 영향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줄어들었지만 수출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흑자폭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전월의 26억3000만 달러에서 9억9000만 달러로 급감했고, 소득수지 흑자도 전월 14억1000만 달러에서 7억2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경상이전 수지 흑자 규모는 대외송금 수입이 줄어들어 전월 7억7000만 달러에서 4억7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가 두달 연속 흑자를 나타내고 운수수지 흑자도 늘어나면서 전월 50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1억3000만 달러의 비교적 소폭 적자를 시현했다.
이에 따라 올해 1~11월 경상수지 누적적자는 71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11월중 자본수지는 외국인의 '탈 코리아'가 지속되면서 121억4000만달러 순유출을 보였다. 이는 전달 248억3000만 달러보다는 줄어든 규모다.
부문별로는 직접투자수지가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와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가 소폭 늘어 전월(2억 달러)과 비슷한 2억1000만 달러 순유출을 나타냈다.
증권투자수지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순회수 규모가 줄어든 반면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 순매도가 지속되면서 31억400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특히 부채성증권(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11월에 51억2830만 달러의 순유출을 보여 전월의 48억160만 달러보다 확대되면서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채권에서 외국인들의 이탈이 심화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기타투자수지는 74억4000만 달러의 순유출을 보였으나 금융기관의 차입금 상환이 크게 줄면서 전달 262억5000만 달러보다는 대폭 축소됐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최근의 경기위축으로 수출이 급감하고 있으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도 크게 줄어들고 있어 이번달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수입이 전체적으로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용 수입증가율(-23.2%)이 내수용 수입증가율(-9%)을 크게 웃돌고 있어 앞으로 국내 수출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수출용 수입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5년 2월(-5.7%) 이후 3년9개월만에 처음이다.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