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체감 경기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기 전망은 외환위기 당시보다도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39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12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6으로 전월 대비 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8년 1분기 35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업황 BSI가 100을 밑돌면 경영 여건을 나쁘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체감 경기가 크게 악화됐다. 대기업의 업황 BSI는 42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급락하면서 기존 최저치였던 1998년 1분기(40) 수준에 근접했다.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40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8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내수기업 BSI 지수도 1998년 3분기(43)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50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업황 BSI는 47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내년 경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제조업의 내년 1월 업황 전망 BSI는 4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1년 3분기(112) 이래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1월 전망 BSI는 각각 43과 45로 1994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전망 BSI도 각각 40과 47에 그쳤다.
장영재 한은 통계팀 과장은 "외환위기 때는 수출 부문이 호조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세계 경기의 장기 침체 전망으로 기업 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2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내수부진'(23.1%), '환율요인'(16.2%), '수출부진'(10.5%), '자금부족'(7.5%) 등의 순이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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